UNGC 한국협회 유연철 사무총장 “섬유패션기업들 머리 맞대고 ‘ESG 대책’ 함께 찾아야”
UNGC 한국협회 유연철 사무총장 “섬유패션기업들 머리 맞대고 ‘ESG 대책’ 함께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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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C10대원칙·지속가능발전목표 통해 탄소중립 이룰 것
국내 회원사 540개…인권·노동·환경·반부패 대응전략 지원

ESG는 불가피하다. 극심한 기후재난과 환경파괴, 전지구적 불평등 속에서 인류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다. 그러나 답을 안다고 세상이 저절로 바뀌진 않고, 시장경제의 이윤추구논리에 맞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구심점이 되어줄 사회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2004년 ESG라는 키워드를 처음 탄생시킨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는 지속가능성을 향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도모하고 인권·노동·환경·반부패에 대한 기업들의 윤리적 전략을 지원하며 지난 20년간 글로벌 ESG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왔다. 세계 최대 기업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UNGC의 유연철 한국협회 사무총장을 만나 섬유패션업계 ESG경영을 위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유연철 UNGC(유엔글로벌콤팩트) 사무총장.                                                         사진=이태미 기자

_2024년 글로벌 ESG 흐름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단서는 크게 세 가지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최근 개최된 주요국제행사에서 가장 강하게 연계된 화두는 바로 ‘기후변화’였다. COP28에서는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이 최종 합의안에 올랐고, WEF 역시 기후위기가 주요 의제로 제시된 가운데 AI 영향력 확대, 에너지전환, 분쟁과 안보 위협 등이 중점적으로 거론됐다. CES에서는 AI와 바이오·헬스케어, 탄소중립 기술 등이 주목받으며 혁신기술개발이 지속가능발전의 미래를 이끄는 원동력임을 보여줬다.

2024년은 특별히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대만, 인도,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서 주요 선거가 이어지고 미·중 갈등,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고조되는 가운데 화석연료관련 투자수익률이 ESG펀드를 앞서고 미 재계에선 ESG라는 용어 자체가 퇴출되는 등, 그린래시의 역풍이 불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사회적 혼란 때문에 지속가능성의 당위가 사라지진 않는다. 최근 대두된 ESG 무용론 역시 오래 지속될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국내외 ESG 규제가 주춤한 지금이 시민사회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회복력을 키우고 기업들은 ESG 전략을 갖출 좋은 기회다.


_섬유패션업계는 어떤 방식으로 ESG에 접근해야 할까.
  진단을 위해서는 산업 현주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오염이 많고 낭비가 심한 섬유패션산업은 지속가능성에 있어 본질적인 한계가 있고 스트림별 ESG 인식 차도 크다. 관련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ESG 대응법을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 수평적 패션의류산업협의회(가제)를 조직해 공통상황에 대한 정부 정책지원을 추진하고 중소·영세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제안한다. 

현재 섬유패션업계의 ESG는 대부분 ‘E(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기업·수출기업 위주로 폐패트병이나 폐어망 등을 재활용한 원단을 만들고 자연분해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환경오염에 대처하는 중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친환경 마케팅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ESG경영을 실현하려면 탄소절감 효과가 있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자원절약과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모델을 만들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생태전환을 추구하고, 이 모든 성과를 디지털 데이터로 투명하게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S(사회)’의 중요성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섬유패션업계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각별히 배려하고 아동노동이나 노동착취 같은 공급망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서 ESG의무공시와 공급망 실사법 등에 대처해야 한다. 성 평등, 성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 역시 필수다. 앞으로 기업의 성패는 여성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소비자에겐 미니멀리즘을 권한다. 최대한 덜 사고 오래 입고 중고제품을 활용하며 비판적인 태도로 가치소비하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많아져야 인류와 자연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의류 구매뿐만 아니라 입사할 회사를 고를 때도 꼭 기업의 ESG 수준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유연철 사무총장 인터뷰 (문형구 고려대 명예교수 동석).                                                사진=이태미 기자​
​​유연철 사무총장 인터뷰 (문형구 고려대 명예교수 동석).                                                사진=이태미 기자​

_UNGC가 현재 가장 집중하는 부분과 앞으로의 계획은.
  UNGC 10대원칙과 지속가능발전목표 연계를 통해 회원사들의 성장을 돕고 기후 행동에 대한 참여를 증진시켜 2050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UNGC는 리더스 서밋 등 다양한 플래그십 이벤트과 엑셀레이터 프로그램, 실무그룹 등을 진행하며, 회원사별 상황에 맞는 개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규격화된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도록 UNGC 이행보고서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추진 중이며, 회원사의 목소리가 반영된 ESG 정책제언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더 많은 기업과의 동행 역시 중요한 목표다. UNGC 가입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세계시장을 선도하려는 기업들의 필수조건이다. 현재 한국협회 회원사는 350개, 섬유패션관련기업은 신세계inc, 코오롱인더스트리, 한세예스24홀딩스, 휠라홀딩스, 신원 등으로 소수에 속한다. 오는 2월 중 비회원사 초청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니 더 많은 섬유패션기업들이 UNGC를 통해 ESG경영과 지속가능성을 기업 DNA에 내재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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