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분·배송·반품 등 불만 폭증에도 개선은 미비
…
제품 안전성·위해성 판단과 보상에는 현행법상 한계점
부가가치 높은 한국산 제품으로 경쟁 우위 엿봐야
알리, 테무, 쉬인으로 대표되는 중국 직구 플랫폼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온라인쇼핑 동향 및 1분기 해외 직접 판매·구매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발 거래액은 해외직구시장의 57%에 달하는 938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한 수치지만 지난해 4분기보다는 12% 감소해 급격한 성장곡선은 꺾인 모양새다.
중국 직구 구매액이 전 분기 대비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전체 직구에서 중국 직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 2분기 46.8%, 3분기 49.9%, 4분기 54.3%, 2024년 1분기 57.0%를 기록했다. 증가폭이 지난해 2분기 6.3%로 정점을 찍은 후 올 1분기엔 2.7%에 그쳤다. 중국발 해외 직구가 막대한 투자와 전폭적인 마케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알·테·무는 고물가, 고금리 장기전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며 불경기, 소비침체 여파를 틈타 초저가 물량 공세로 중산층 이하 소비층을 직접적으로 파고들었다. 국내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 제조업자들에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이 불러온 초저가 공세가 고공행진 하던 2년 만에 둔화하고 있는 주 원인은 무엇일까.
피해사례가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유독 퀄리티와 제품을 꼼꼼히 따지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중국 직구를 경험해본 소비자들 대부분은 품질과 배송,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어린이 제품에서 유해성분이 다량 검출되고 있는 점도 중국 직구 소비 확장의 걸림돌이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알리에서 판매한 어린이용 반지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의 최대 3026배까지 검출됐다. 초저가 장신구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700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이에 인천본부세관은 별도로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거래된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24%에 달하는 96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들 장신구는 평균 금액 2000원 상당의 초저가 제품으로,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700배에 이르는 카드뮴과 납이 나왔다. 플랫폼별로는 알리와 테무 관련 제품이 각 48개였다. 카드뮴과 납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인체발암 가능 물질’이며 중독될 경우 신장계나 소화계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어린이 제품 안전성 부적합함에도 판매를 계속하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안전성과 위해성, 제품의 품질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도, 값싼 상품의 비중이 높고 소비자 환불 등이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탓에 소비자들이 환불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 문제가 된 상품을 파악해 판매를 모두 중단· 회수하고, 구매자 전원에 대한 반품은 물론 적절한 보상을 실시해야 하지만 제품의 안전성과 위해성 판단과 보상에는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현행법상 한계점이 존재했다.
배송·반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 또한 시장 확대 장애 요인이다. 빅 모델을 기용한 TV CF등 마케팅 낙수 효과로 유입된 트랙픽은 경험치가 많아질수록 다양하게 산재한 문제점으로 수요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뚜렷하다.
국내 플랫폼 또는 제조사들 또한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 업계는 부가가치 높은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키워야 중국산 저가 제품과 차별화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나 신성장동력 사업에 더 집중해 실적과 집객 개선을 노려야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중적인 범용제품에서는 중국과의 대결에서 앞으로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테이션으로 성장한 나라다. 감각과 테이스트, 크리에이티브 영역 대결에서 한국은 확실한 고부가가치를 내세울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부가가치 높은 한국산 제품으로 경쟁 우위를 엿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