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 기반 골프· 여성· 어덜트 주요 20개 브랜드 중 17개 역신장
5월 가정의 달 특수가 무색하게 경기 바로미터인 가두 패션 경기가 여전히 한겨울이다.
작년 2월 이후 국내 방역 규제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소비 불씨가 해외와 오프라인으로 옮겨 활기를 띄었던 추세가 강했던 만큼 기저효과로 올 패션 소비 성장률은 둔화 또는 역신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두에 기반을 둔 골프, 여성복, 어덜트 복종의 5월(5월19일 기준) 매출 동향은 20개 브랜드 중 17개 브랜드가 -0.4~-21.9%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4월 마감 기준 12개 브랜드가 역신장한 것에 비해 브랜드 수가 더 늘어났고 역신장 폭도 더 커진 브랜드가 많았다. 5월19일까지 전년대비 연 누계 실적 지표(표 참조) 또한 15개 브랜드가 역신장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상반기 내내 실적 반등을 위한 호재를 못 찾고 있어 업계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 몸집이 큰 빅 브랜드들이 많다보니 판촉 프로모션 또한 활발하다.
4월 중순부터 여름 신상품 40% 선할인 행사, 일부 섬머제품 50%, 여름 시즌오프가 4월30일부터 50% 들어간 브랜드들도 있다. 봄 상품 추가 세일과 특정 모델 가격 인하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5월 기준 모두 진행하고 있었다. 일부는 가격에 민감한 시기에 저가 공세로 70%까지 할인하는 이월 상품을 함께 구비해 고객 지갑 열기에 안간힘이다. 5월 초부터 여름 정기세일 50%에 들어간 여성복도 있다.
5월은 대부분 여름 품번 상품이 매장 내 주력 신상품으로 나온 시기이지만 추웠다 더웠다 일교차가 큰 날씨와 연휴마다 폭우가 쏟아지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 또한 패션소비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들 브랜드들은 전국 주요 상권 위주 매장이 100여개에서 많게는 400여개까지 포진해 시즌에 앞서 막대한 생산 금액 투입이 되는 만큼 판매가 원활하지 않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면 하반기 기업 운영에 막대한 부담으로 이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대비 올해 성장을 기대해 상반기 물량을 소폭 늘렸다. 지속적인 고금리, 고물가 여파에 중동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소비 위축이 극심해 상반기 마감을 한 달 앞둔 시점에 하반기 전반 계획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브랜드 관계자는 “소비가 저조해 객수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정상가 판매율 회복이 더디다. 특히나 오프라인 채널 수요가 회복 됐다는 인식으로 영업비용 부담이 늘어난 상황인데 가두상권은 경기에 워낙 민감해 판매 회복 시그널이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 실적 부침에 영업이익 지표가 기대 이하다보니 하반기 경기 사이클 추이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전년보다 성장세로 선전하는 브랜드도 있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한 신원 여성복 ‘씨’와 ‘베스띠벨리’는 4, 5월 지표와 올 한해 누적 신장률 지표에서도 모두 두자릿수 플러스 신장해 선방했다.
신원 관계자는 “가두 상권은 지방 인구 감소, 백화점, 대형 아울렛, 온라인 등 신규 유통 확대로 과거와 같은 매출 파워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신원은 여성복 브랜드의 로드숍 육성 전략과 가두점 유통 확대에 역량을 총동원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직영, 대리점 미입점 상권 내 적극 매장 오픈을 추진하고 저마진 고효율 아울렛 입점, 본사와 매장 간 긴밀한 소통에 집중했다. 시그니쳐 아이템의 소재 강화과 롯트수 확대, 고객 에이지 확대를 위한 포인트 컬러 아이템 제안 등 트렌드를 반영한 빠른 상품 출고와 인기 상품 리오더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공급해 불황 타개에 총력을 다한 것이 주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