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코어· 버뮤다팬츠 메가 트렌드 합류 적중
백화점, 아웃렛 등 오프라인 위주로 전개하는 남성 캐릭터 브랜드 중 대다수가 올해 상반기 극심한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 소비 경향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있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 기반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들은 매출 상승세를 보이는 등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가까이유니언즈, 1989스탠다드, 디미트리 블랙, 디앤에스알, 필루미네이트 등은 올해 1~7월 전년동기대비 적게는 15%부터 많게는 200%까지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이들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시장 한계성을 벗고 해외 플랫폼 및 편집샵 입점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 사로잡기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특히 공통적으로 택한 나라는 일본이다.
1989스탠다드와 필루미네이트는 일본 패션 플랫폼 ‘식스티퍼센트’에 입점했다. 디앤에스알은 일본 편집샵 ‘프레싱’과 ‘LHP’에 입점했으며 현재는 여성과 일본 고객이 많은 마뗑킴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2층에서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디앤에스알 관계자는 “스트리트 캐주얼의 경우 한국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 보다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한국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 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일본은 자국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추후에는 현재 입점되어 있는 일본 편집샵 ‘프레싱’을 통해 단독 팝업을 할 계획이다. 이를 필두로 일본 진출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필루미네이트 관계자는 “계절에 적절한 제품을 운용하는 것이 관건인데, 일본 또한 국내와 비슷한 날씨를 가진 국가라 편하게 풀어나가기 좋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비교적 규제가 많아 이커머스 진출이 쉽지 않다. 이에 비해 일본은 초반 진출 허들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블록코어, 버뮤다 팬츠 메가 트렌드로 판매 활기
블록코어 등 트렌드한 키워드를 넣은 디자인을 발빠르게 출시한 것도 이들의 매출 상승 요인이다.
특히 2022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블록코어 트렌드는 올 상반기 파리올림픽으로 급물살을 탔다. 무신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12일부터 5월 12일까지 유니폼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5.4배 증가했다.
필루미네이트는 지난 4월 스포츠 유니폼 스타일의 ‘FLM 클럽 스포츠 저지 티셔츠’를 출시, 현재까지 약 3000장 판매를 기록했다. 가까이유니언즈의 ‘루바토 브이넥 반팔 티셔츠’ 네이비 색상은 무신사에서 1년 동안 7000장 이상 판매됐다.
또한 이번 시즌 버뮤다 팬츠가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하며 해당 제품으로 매출 상승을 이끈 브랜드들도 등장했다.
디미트리 블랙은 ‘바이오워싱 카펜터 버뮤다 데님 팬츠’가 누적 판매 8만 장을 기록하며 매출 일등 공신이 됐다.
디앤에스알은 데님·스웻·카고 등 여러 종류의 버뮤다 팬츠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필루미네이트, 디앤에스알, 디미트리 블랙은 다가오는 F/W 시즌, 패션계 신트렌드로 부상한 워크웨어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제품을 출시해 상승세를 이어나갈 전략이다.
5만 원 이하 가격대로 지갑 얇은 유스세대 정조준
2030세대 구매 비율이 높은 온라인 캐주얼 브랜드들은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가까이유니언즈’는 상·하의 전품목을 5만 원대 이하로 구성해 구매 허들을 낮추었다.
1020세대 구매 비율이 높은 ‘1989스탠다드’는 후드티 3~4만 원대, 맨투맨 2~3만 원대 등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20~24세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필루미네이트’는 셔츠 및 데님 팬츠 3만 원대, 겨울 시즌용을 제외한 아우터가 5~6만 원대다. ‘디미트리 블랙’은 전품목 중국 생산을 통해 팬츠 기준 3만 원대의 가격을 확보했다.
여성고객 겨냥, 사이즈 스펙 늘리고 여심 어필 호응
또 다른 매출 신장 요인은 여성 고객이다.
가까이유니언즈는 그런지룩 스타일의 맨투맨이 여성들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여성 고객이 증가했다. 이에 하반기도 니트류와 부츠컷 팬츠 등 여성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상품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여성복 브랜드 런칭도 계획하고 있다.
필루미네이트는 후디, 맨투맨, 체크셔츠 등 여성 고객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여성 고객이 증가하고 매출이 올랐다. 이에 주력 상품의 사이즈를 XS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디앤에스알 또한 이번 상반기 크롭티, 스커트 등 여성 전용 제품으로 많은 여성팬을 얻은 것에 이어, 하반기에도 여성 단독 제품을 선보이고 XXS 사이즈를 추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