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기후대응에서 기후적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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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패션 마케팅?
소비자 ‘안사고 안버린다’

2030은 저소비가 트렌드
기업 경영방침도 바꿔야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30대 주부 A씨는 가급적 모든 소비를 줄여가고 있다. A씨는 ‘물건을 사지 않는 것’으로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그러나 세제와 주방용품, 식자재 등은 ‘친환경’ 혹은 ‘비건’ 관련 인증마크가 붙은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가족의 건강에 직결되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A씨의 명확한 소비 기준이다.

패션업계가 시대적 흐름을 직관해 수년 전부터 구현하고자 하는 ‘지속가능 패션’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비관적이게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큰 관심과 호응도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먹거리나 직접 건강에 관련되는 것들 외에 ‘안사고 버리지 않는 것’을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매 시즌 신상품을 출시하고 양산 시스템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패션업계의 향후 행동강령은 무엇일까?

친환경, 지속가능 패션을 추구하며 업계가 개발해 선보이는 제품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폐기물을 양산함으로써 지구환경을 보존하는데 역작용을 한다는 지적이 만연하다. 의류 및 패션제품이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산업 중 2위이고 각종 미디어를 통해 사막을 뒤덮는 의류쓰레기의 실태가 보도되고 있으니 말이다. 

버려지는 생수병이나 여타 자원의 리싸이클로 탄생한 패션이나 소품들은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의식있는 소비를 이끌어내는 1차원적 마케팅에 유효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절대 자연으로 돌이킬 수 없고 생산과정에서 탄소발자욱을 배출하는, 나아가 또 다른 폐기물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다음 단계를 우려한다.

패션업계 저성장의 직접적 요인은 사실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저소비 트렌드’가 2030세대에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에 뒤 떨어졌지만 아직 입을 수 있는 옷, 혹은 리폼을 해서 입고 인증샷을 찍는다든지, 럭셔리 제품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유사 상품을 구입하거나, 맛집순례보다는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을 SNS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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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예로 2023년 상반기 대비 2024년 상반기의 연령대별/업종별 소비건수 증감율(NH농협조사)에 따르면 2030의 의류소비는 -12%, 액세서리는 -18%, 백화점소비-3%로 나타났으며 고가프렌차이즈 커피점 이용역시 -13%를 기록했다. 소비파워를 입증한 중, 장년층의 기성복 소비도 2% 증가에 그치고 있다.

2030의 소비행태가 중요한 것은 시대적 주류를 형성하며 SNS를 통해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2030의 저소비 트렌드형성은 마켓의 저성장을 의미하고 있어 위기감이 감돈다. 물론 일자리 부족에 따른 취업률 저조, 장기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 다각적인 요인 때문이기도 하다.

‘안사고 안버리겠다’는 지속가능,저소비 트렌드와 때를 같이해 최근 대형 여성복기업이 전체 공급물량의 30%를 줄이고 제품을 고급화함으로써 가격대를 인상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또 남성복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전체물량은 줄이되 고급 제품 라인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내 놓고 있다. 기업의 이미지제고와 마케팅차원에서 ‘지속가능 패션’을 활용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액션이 필요한 때 인것 같다.

“패션은 하느님과 동업을 해야 가능한 산업”이라고 할 만큼 기후환경은 핵심사안이다. 확실한 것은 이제 어떤 방식으로도 기후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구는 매년 뜨거워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사계절은 사라질 것이다.

생산자는 이 같은 기후환경에 최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혹서기와 혹한기에 적응할 수 있는 소재, 시즌을 넘나드는 범용성 있는 스타일을 개발하는데 좀 더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옷장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패션기업의 기후적응을 향한 운영시스템이 바뀌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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