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모노톤의 무성주의... 패션이 더 이상 감상의 나열이 아닌, 첨단 마케팅 기법을 수반
하는 소프트웨어임을 주장하는 젊음.... 우울할 때일수록 좋은 생각을 해야한다는 플러스지향
적 가치관... 어떤 이야기에도 혼쾌하게 귀기울이고 감동받는 순수함...
디자이너 박윤수씨가 지금까지 국내에 구축한 자신의 이미지이다.
역동하는 젊음을 심플하게 풀기도 하고, 21세기 터닝 포인트로서 ‘전통’과의 접목을 시도
하는등, 끊임없이 변신을 추구하는 그는 늘 항상“지금 막 데뷔 한 느낌”의 열과 성으로
어필해 온 명실공이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
그런 그가 요즘 달라지고 있다.
21세기의 패러다임의 대 변혁속에서,‘글로벌’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패션은 토탈 문화사업의 하나라는 인식과 함께, 그 자신 역시 보다 큰 물에서 새로운 에너
지를 충전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등이 맞물리면서, 그의 밀레니엄적 변신은 구체화되기 시작
했다.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기본으로, 떠오르는 영감과 아이디어가 ‘과연 처음부터 존재 했었
는가’라는 의문도 의문이지만, ‘만약 있었다고 해도, 언젠가는 고갈되고 말 것’이라는 위
기감같은 느낌으로 찾아낸 문화공간 ‘갤러리 더 쇼’의 설립과 ‘런던行’.
정상의 자리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확실한 ‘용기’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거나 공부를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실물경제와 접목·실현시킬 수 있는 것 역시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어쩌면
그는 통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항상 ‘내가 무엇인가’를 찾는 작업에 치중해 오면서, 진짜 입고 싶은 옷, 절대적인
옷, 절대적인 소재, 절대적인 마케팅이 필요함을 주장해 온 디자이너이다.
백화점의 유동고객들이 ‘모두 다 내 손님이였으면 좋겠다’고 말할만큼 욕심쟁이면서, 결
코 매장을 많이 전개하지는 않는 치밀함의 소유자가 ‘큰물’로 흘러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새로운 변화의 시점은 좀 다르다.
그는 지금 남이 해주거나 자신이 해 온 포장속에 가려진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다는 것이
며, ‘세계를 모르고, 세계를 공략한다’는 말은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사업체 ‘갤러리 더 쇼’을 통한 패션 문화만들기, 그리고 런던에서의 새로운 학문
적 체험을 시도하고 있는, 디자이너 박윤수씨의 이야기다.
―디자이너에게 감성이 캐릭터라면, 지성은 마케팅이죠. 작품활동과 판매현황이라는 것에 대
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
▲물론, 세상은 두가지의 조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컬렉션이란 것 역시, 디자이너들이 얼
마큼 공부했는가를 시험받는 무대이므로, 끊임없이 해야 하는 작업이죠. 기본적으로, 박윤수
올스타일은 디자이너 브랜드이지만, 대중에게도 친근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화된 매뉴얼 대응으로 10대의 무성주의를 30~40대까지 끌어올리는 새로운 감각제안도
필요하고, 대중과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죠. 단품군을 강조해서 전개하는 것
도 하나의 방법인만큼, 그점에서 아주 많은 역점을 두고 있죠.
―그런 멋진 조화를 위해서는 많은 경영 노하우가 필요할텐데,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면,
▲몇년전 일본에 갔을 때, 패션매장에서 바코드재고관리를 하고 있는 유통시스템에 충격을
받았죠. 87년 모든 관리을 전산화로 돌려버렸어요. 그때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금 누
구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죠. 그쪽 면에서는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니까, 그건 하
나의 정보의 보고가 된 것입니다.
별로 숫자는 좋아하지 않지만, 봐야 하는게 경영자이자, 디자이너인 나자신의 숙명인만큼,
이제 컴퓨터 자체가 서류가 되어 버렸다고 할 수 있겠죠.(웃음)
런던에 가 있어도,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결제하고 판매현황을 체크할 수 있으니까, 얼마나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지 몰라요. 거리 패션에서 그들의 감각을 체크하고, 새로운
학업도 배우고, 사업도 동시 병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니, 즐거운 일이죠.
―갤러리 더 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몇년전부터 본사의 1층과 2층 150평정도의 공간을 활용해서, 문화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
각을 했어요. 건물을 리뉴얼 하고, 약간의 살롱쇼를 할 수 있고, 식사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예요. 일단 만들어 놓고 보니까, 수입화장품 런칭쇼나 살롱쇼, 혹은 기업인들의 사교모임들
이 형성되면서, 패션의 상승효과가 생기더군요. 문화라는 것이 이렇게 확산되는 것이라는 사
실을 목격했죠. 패션이라는 것은 역시 단독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거든요. 사람들의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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