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업계 새로운 조닝 출현이 바이어들을 갈팡질팡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최대 이슈로 떠오른 남성 영캐주얼군 매장 위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 특히 캐주얼 조닝이냐 남성복 조닝이냐를 두고 바이어들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 본격적 전개를 앞두고 있는 남성 영캐주얼 브랜드들은 한꺼번에 많은 브랜드가 몰리면서 매장 위치를 두고 의견이 교환되고 있다. 실리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
내년 전개를 앞둔 ‘맨즈마루’ ‘노튼 옴므’ ‘W5H’ ‘T·I맨즈’ 등 캐주얼에서 남성 라인으로 분리된 브랜드 매장 위치가 유통가 최대 이슈로 부각된 것. 이들 브랜드는 라인 세분화에 따른 남성 전용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 본격적으로 20~30대 남성을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남성복 바이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 쪽에서는 남성복 조닝 입점을 희망하고 있다. 기존 ‘노튼’ ‘마루’ 등 모태 브랜드와 겹치는 것을 희망하지 않기 때문. 남성만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기 때문에 남성복 조닝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야만 브랜드 중복 없이 매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어들의 입장은 불분명하다. 바이어들은 캐주얼 남성라인이 남성복 위주로 특화된 것이 없고 상품 자체가 남성복 조닝에 들어와 매출을 올리기 힘들다는 것. 특히 기존 편집샵으로 구성된 남성 캐주얼 브랜드와 차별화된 것이 없고 그냥 남성 캐주얼만 분리돼 나온 것으론 조닝 분위기만 망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바이어는 “브랜드 뒤에 옴므를 붙였다고 남성복이 아니다”라며 “유니섹스 캐주얼이 남성복으로 쉽게 둔갑할 수 없고 기존 남성복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캐주얼 브랜드의 남성복 조닝 진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업체 측에선 이에 대한 반발이 크다. 캐주얼 조닝에 입점할 경우 자사 브랜드와 겹칠 가능성이 크고 장기적으로는 한 브랜드만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남성복 조닝에 입점하지 못할 경우 ‘옴므’ 라인을 낼 이유가 없다”며 “상품구성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따로 들일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백화점 전체로 봐선 남성복 조닝에 입점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인드브릿지’ ‘엘록’ ‘코데즈컴바인포맨’ 등의 브랜드가 백화점 내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비즈니스 캐주얼과 남성 전문 캐주얼 브랜드 ‘옴므’라인은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적으로 자사 브랜드와 ‘옴므’라인의 상생을 위해선 남성복 조닝 입점이 옳다는 결론이다.
일각에서는 ‘볼륨화’문제와 ‘신규 옴므’라인의 시장성을 두고 부정적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 자사 브랜드 외에 ‘옴므’라인을 주요 사업으로 키울리 만무하고 신규 브랜드의 시장 진입 어려움은 보수적인 남성복 조닝 입점 시 넘어야할 산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침체된 남성복 조닝에 특화되지 않은 무분별한 신규라인 진입이 가뜩이나 어려운 남성복 조닝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신규 브랜드가 들어오는 것은 좋지만 어느 정도 컨셉은 유지돼야 하지 않는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신규 수익사업 창출은 중요한 일이지만 조닝 전반에 걸쳐 일관된 통일성을 유지시키는 것도 관건인 셈이다.
어쨌든 캐주얼 ‘옴므’라인의 시장 진입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남성복 업계가 무한 경쟁체제로 돌입한 것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