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업계가 정부가 지원하는 ‘섬유산업스트림간협력기술개발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바로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2009년 섬유산업스트림간협력기술개발사업 기술수요조사 결과는 이를 입증한다. 올 수요조사결과 과제건수는 총 150건 사업비 규모는 2977억 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각각 58%·53% 증가한 수치다. 또 2007년 80건·1246억1800만원과 비교하면 87.5%(건수), 140%(사업비)씩 늘어났다.
섬유·패션업계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섬유산업 환경은 과거 양적성장과 비교할 수가 없다.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 등장한 이후 국내 섬유산업은 쇄락의 길을 거듭했다. 또 후발경쟁국 인도네시아·베트남의 등장은 국내 섬유산업의 뿌리까지 위협할 정도다.
후발 신흥 섬유강국의 등장은 국내섬유산업에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을 불렀다. 혹자는 그 암흑의 기간을 장장 10년의 세월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한국 섬유수출의 큰 버팀목이었던 쿼터제도 역시 2005년 1월1일을 기점으로 없어졌다. 한국섬유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이참에 정부가 2년 단기과제 선정을 통한 섬유산업 지원에 나섰다. 구조조정 칼바람과 쿼터폐지 돌풍에 좌절않고 생존한 기업을 대상으로 기살리기가 그것이다.
정부지원의 비전 또한 시대에 맞게 포장됐다. 원료·원사→직물→염색→봉제로 이어지는 코웍이 핵심골자다. 스트림간 협력사업 과제당 10억원 정도를 신기술·신공정 개발에 지원, 미래 먹거리 창출과 고부가가치를 겨냥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정부지원 규모에 비해 섬유패션업계의 수요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2007년 업계가 80건에 1246억 원 지원을 요청했으나 15건·78억3000만원 지원에 그쳤고, 2008년 95건에 1947억원 요청역시 22개 과제에 185억원 지원에 불과했다.
지경부가 2009년 섬유스트림간협력사업을 위해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금액은 250억원이다. 만약 이 금액이 모두 국회 예결위를 통과해 지원되더라도 업계 요구금액 대비 고작 8.4%에 불과하다.
섬유스트림간협력사업은 신기술·신공정 개발을 통한 섬유·패션산업 고부가가치 창출화가 근본 목적이다. 문제는 이에 합당한 과제가 많이 도출되고 있는데도 정부지원 부족으로 모두 사장 상태에 놓였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내년도 스트림간협력기술 정부예산 증액을 위해 전방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예산확보 목표 금액은 400억원이다. 지경부 요청보다 150억원이 증가 됐다. 그만큼 정부지원이 절실하다는 반증이 아닌가.
정부예산은 한정적이다. 그러나 섬유패션산업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당위성에서 볼 때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정부 또한 섬유패션산업의 입장을 살펴 이 정도의 금액 증액은 못할 이유가 없다.
섬유패션업계가 스트림간협력을 통해 재도약을 겨냥하고 있음을 정부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한미FTA타결과 바닥을 친 섬유수출경기는 섬유패션산업에 청신호다. 호재를 만나 이를 살려나가는 원천기술 개발에 섬유패션업계가 명운을 걸고 있다.
정부가 과거 섬유산업에 투영된 사시적 편견으로 치부함은 시대의 정서에 반한다. 정부예산 400억원 지원은 정부의 산업을 살리는 의지 그 잣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