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아울렛에서 지하철 환승역까지
재고의류의 유통채널이 다각화되고 있다.
불황속에서 기획-생산-판매 싸이클에 상당한 균열이 생기면서 재고의 유통과 인식이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형기업의 아울렛에서부터 최근 급속하게 생성되고 있는 지하철역사내 판매점, 해외에 이르기까지 유통경로가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도 불황속에서 알뜰쇼핑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고’에 대한 시각과 자세를 달리하고 있다.
예전의 일명‘떳다방’ 형식으로 불투명하게 유통되는 이월상품들은 최근 당당하게 제도권으로 부상했고 일본과 중국등은 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메리트를 계산해 한국의 재고를 구입하러 오고 있다.
특히 ‘아울렛’의 개념은 활황 일 때 1년차 이월이나 판매가 부진한 신상품을 꺾어 판매하는 것에서 최근에는 2~3년차까지 수용하는 상설할인판매로 브랜드사나 업체의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부인복과 스포츠, 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들이 대폭의 할인율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LG패션 아울렛 화성 봉담점은 ‘3년차 이월상품’을 파는 1호 상설매장이며 대기업 패션사로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할인폭은 80~90%로 LG패션이 보유한 유명브랜드의 제품이 깔끔하고 잘 보관된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 그동안 3년차 재고의류는 대기업입장에선 사실상 ‘소각’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국내에서 대부분 판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의류들은 대부분 좋은 소재를 쓰고 브랜드력도 있는데다 보관상태도 좋아 오히려 최근의 불황에는 알뜰소비자들을 위해서나 기업입장에서나 ‘긍정적’ 시각에서 보고 있다. 동일레나운등 대형업체들도 인천 학익동에 동일아울렛타운(가칭) 오픈을 준비중인 가운데 ‘아울렛 유통’에 대한 중요성을 기업들이 재인식 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지하철역사내에도 거센바람이 불고 있다.
지하철역사내 브랜드점들중 상당수는 유명업체의 재고를 사들여 라벨을 교체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지하철내 매장 수십군데를 운영하는 유통사측에서 이월상품을 매입하겠다고 찾아왔다”며 “라벨을 자사가 운영하는 브랜드명으로 교체해서 유통시키겠다”는 의견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스포츠나 용품, 잡화등 유명브랜드의 재고상품들이 당당하게 유통되고 있다.
‘이월재고’판매는 이제 신상품의 비교대상이 아니라 다양한 유통권역에서 제도권으로 부상해 업체나 소비자에게 불황속에 쇼핑욕구를 분출시키는 출구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