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서울디자인재단 ‘행정지연·인사난맥’ 구설 확산
[초점] 서울디자인재단 ‘행정지연·인사난맥’ 구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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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올해도 직원 선정에 인사 비리 의혹
행정절차 지연…패션위크 졸속 처리 우려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으로 서울시 디자인 행정을 총괄하는 서울디자인재단(대표 백종원)이 각종 행정 지연과 인사난맥으로 얽히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올들어 동대문패션지원센터 및 수출지원센터 등 위탁운영하던 기관들을 직할 체제로 바꾸고 내년부터는 각각 한국의류산업협회, 한국패션협회가 위탁운영하던 중랑·성동패션지원센터 운영권도 직접 행사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연간 3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패션위크 운영까지 맡는 등 서울시가 지원하는 섬유패션 사업의 정점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지연과 부적절한 인사문제로 업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디자인재단은 작년 3월 서울시 종합감사 결과, 채용기준이 해당경력 15년 이상인 센터장을 채용하면서 실제 경력이 부족한 사람을 재단 직원의 친동생이 운영하는 업체에 4년1개월간 책임 연구원으로 근무한 것처럼 해당 경력을 부풀려 채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배임수재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임용결격자를 채용하는가 하면 특정인의 경력 점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2명을 부당채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서울시는 향후 불법·부당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독부서인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토록 통보했음에도 이 같은 인사 비리가 올해도 재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관계자들의 제보에 의하면 지난 9월 채용된 모 팀장은 당초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면접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심사위원회는 이 지원자를 제외한 3명을 최종 인사권자인 사장 결재서류로 올렸으나 이 과정에서 탈락자를 포함해 다시 심사해 달라는 요청이 내려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최종적으로 이 지원자가 팀장으로 뽑혔다. 이 때문에 당시 디자인재단 내부에서도 인사채용 과정을 둘러싼 각종 소문이 난무하는 등 아직도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월20일까지 발표가 예정된 패션위크 총감독 인선 과정에 대한 잡음도 흘러 나오고 있다. 디자인재단은 디자이너연합회 등 관련 단체 및 자문위원회로부터 패션위크 총감독 후보자 추천을 받아 1차 서류 심사를 마쳤다. 디자이너연합회는 명망있고 능력있는 업계 인사 위주로 3명을 추천했으나 이들은 서류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중복 추천이 많은 사람 위주로 총감독 후보자를 선정했는데 이들 3명은 추천인 숫자가 적어 후보자에도 끼지 못한 것이다.

업계는 “디자이너 중심의 패션위크 총감독을 선정하는데 국내 디자이너 업계를 대표하는 연합회 추천인이 서류심사에서 모두 제외됐다면 이것이 과연 납득할만한 인사겠느냐”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행사중 하나로 꼽히는 패션위크 행사 준비가 대회 규모에 걸맞지 않게 졸속으로 결정되고 진행되는 점도 지적 사항으로 꼽혔다. 통상 이런 행사는 사무국을 구성해 6개월~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열리지만 내년 3월 열리는 패션위크는 아직 사무국도 꾸려지지 않았다. 매년 반복되는 졸속 행정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된다는 얘기다.

내년 패션위크를 디자인재단과 공동 주관할 예정인 디자이너연합회는 “추계(작년 10월) 행사가 끝나자 마자 바로 다음 행사를 준비해도 될까말까할 만큼 시간이 모자라는데 아직 MOU도 맺지 못했고 대행사 선정도 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패션뿐만이 아니라 봉제 업계 반발도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9월1일 박원순 서울 시장은 동대문을 방문, 봉제산업을 포함한 ‘창신동 산업 자원 관광화’ 사업을 보고받고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에게 지역 단체들과 긴밀한 협조하에 현안을 해결할 것을 지시했다. (관련기사 본지pdf 9월5일자 3면)

당시 박 시장은 서울봉제산업협회 건의에 따라 서울시 시범사업인 원단순환 재활용사업과 신용보증 대출 지원 확대 등 사업에 대해 디자인재단이 나서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시장 지시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이 사업들과 관련된 실무자 수준의 협의 조차 한 번 없었다.

차경남 서울봉제산업협회장은 “시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움직임이 없다”며 “담당자 얼굴한번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과 미팅 후 따로 자료를 정리해 제출했는데 아직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편견을 갖고 봉제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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