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진 탈출, 성장 동력원 발굴차
연초부터 스킨십 현장경영 ‘강행군’
“품질경영에 길 있다” TQM체제로
“티케이케미칼의 변화는 미래성장 동력원 발굴과 맞물려 나갑니다. 부진한 경영상태 극복 또한 이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전제는 조직 전체가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공유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죠.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길은 상의하달식보다 수평적 소통이 이루어질 때 더 큰 성과로 이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김해규 (주)티케이케미칼 사장(52)은 올들어 매주 금요일마다 구미 생산공장을 찾는다.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 동안 현장 근로자들과 야간근무를 같이 한다. 스킨십을 앞세운 현장경영의 실천과 소통을 통한 변화 추구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사장이 변화에 앞장서야 임직원들이 따라올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사장 취임 첫해 올해 그의 경영목표는 지난 2년간 보여 온 부진한 경영실적에서 벗어나는 것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디딤돌을 놓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SM그룹 정기 임원인사 때 티케이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는 63년생이다. 이순을 갓 넘긴 51세 나이에 연간 매출 1조 원에 이르는 대기업 최고경영자에 발탁된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 인사문화는 이 나이에 사장에 오르는 것 자체가 오너 2세가 아니면 극히 드물다.
“당장 품질경영 체제 다지기에 돌입했습니다. 지금 정번품 위주의 생산과 판매는 더 이상 안된다는 한계를 드러냈어요. 지난 2년간 경영부진은 외부의 영향도 컸지만 그동안 안주해온 내부의 근무자세 또한 한몫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앞으로 품질을 탑재한 차별화 제품 개발과 생산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김 사장은 무엇보다 최고품질을 강조했다. 불량률을 떨어트리는 것을 과제로 삼았다. 정번품 위주 생산에서 품질이 선행되지 않는 한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뜻에서다. 전사적 품질경영, TQM체제가 그것이다. 매출 1조원 규모에 불량률 1%만 낮추더라도 100억 원에 이르는 이익을 발생킨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그는 TQM체제는 상의하달식보다 스킨십을 통한 소통이 변화의 주체라 말했다. 그가 “현장이 능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문의 결정판이다. 연초부터 생산혁신본부 설립과 함께 품질경영에 힘을 실었다.
“장치산업은 지속적으로 원가절감형 구조조정을 진행시켜 나갈 때 더 큰 경쟁력을 발휘합니다. 원가투입에 비해 수익구조가 뒷받침 안되는 비효율적인 설비조정을 일컫는 것이죠. 한마디로 원가경쟁력 확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또 자연스럽게 사업다각화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티케이케미칼의 올 한해는 원가절감형 구조조정에 나서는 원년이라 말했다. 원가경쟁력 확보는 경쟁력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찾아 기존 비효율 설비 조정을 통해 신사업으로 접목해 나가는 것이라 덧붙였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다. 이는 티케이케미칼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원 발굴과 무관치가 않다.
“한·중FTA는 앞으로 화섬업계뿐만 아니라 섬유패션산업 전반에 걸쳐 큰 후폭풍을 예고합니다. 정부에 초민감품목 지정을 통해 지켜달라는 주문도 한 방법이지만 이에 앞서 업계가 먼저 생존의 지혜를 모아나가야 합니다. 답은 나부터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게 순서가 아닙니까?”
김 사장은 올 해 경영현실은 고민스럽기가 그지없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세계경기 개선여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아랫목의 온기가 웃목에 다다르기까지는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뜻이다. 해법으로 1등 정신을 들었다. 불량률 1% 개선은 이익률 3∼4%선 증가효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한·중FTA는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서 손 놓고 있으면 모두 공멸의 길에 들어선다며 우려를 높였다.
“그동안 협업생산을 강조해 왔지만 지금만큼 절실한 경우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위기모면을 위한 협업이 아닌 고부가가치 창출 차원이라는 발상의 전환과 맞물려야 합니다. 다운스트림과의 협업은 원사, 원단 개발을 같이하자는 겁니다. 시장 트렌드를 리드하는 제품 개발은 이게 선행될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김 사장은 인터뷰 도중 “향후 3∼4년내 매출 2조 원대도 가능하다”는 말을 내비쳤다. 올해 전략적 전개에 들어간 경영전략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말로 뒷받침시켰다. 변화와 신뢰를 앞세워 젊은 기업 만들자는 그룹차원의 비전실천과도 맞물려 나간다. 티케이케미칼 변화의 최선봉에 선 김 사장의 향후 행보가 연초부터 관심을 집중시킨다.
차별화 앞세워 고수익 제품 체제로
“올해부터 폴리에스터사, 스판덱스, 병용 PET칩 등 3개 사업 전 부문에 걸쳐 차별화 고수익 제품 생산을 본격화합니다. 정번품 위주의 취약한 사업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의 해법을 찾는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실수요 업체들과 탄탄한 협력생산체제 구축에도 큰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김 사장은 올해부터 티케이케미칼의 새로운 변신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올해 창립 33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폴리에스터사는 10D 미만의 초경량 원사 생산을 알렸다. 우선 초경량 6D 원사를 앞세워 새로운 비의류용 시장창출에 들어간다. 이 원사는 전자기판 도금용으로 사용된다.
또 DTY 타입으로 개발한 9D 원사는 고부가가치 직물시장을 겨냥, 협력업체들과 신제품 개발에 힘을 보탠다. 여기에 화학섬유와 천연섬유 장점만 모아 개발한 무결점 꿈의 소재 ‘쥬라실’ 양산을 알렸다. 쥬라실은 항균성 내정전기성 무자극성 방향성 등과 함께 염색성 탄성 광택을 자랑하는 다기능성 소재다.
스판덱스 또한 큰 변화를 예고했다. 내열성, 신도, 강도를 강화한 고기능성 스판덱스 ‘S-1000’ 개발과 생산을 알린 것. S-1000은 올 1월16일부터 런닝 생산에 돌입했다. 니트제품과 수영복 등이 주 수요처다. 판매 이익률은 정번품에 비해 30%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이 제품은 지난해 5월 기존 노후설비 투자와 함께 중합과 방사라인 조정에 따라 생산된 원가절감형 구조조정 제품이다.
국내 2위 캐퍼를 자랑하는 병용 PET칩 판매는 수출위주에서 앞으로 국내용으로 비중을 높여 나간다.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은 품질의 우수성을 국내시장 확대전략의 키워드로 삼았다. 현재 병용 PET칩 국내 판매비중은 4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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