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별도 디자인센터 운영
넥센타이어·웅진코웨이도 큰 성과
브랜드의 가치가 곧 그 기업의 가치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디자인 경영’이다.
삼성그룹, LG그룹 등 국내굴지의 대기업들이 앞다퉈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분리해 해외에 별도의 디자인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웅진코웨이 넥센타이어 등 중견기업까지 디자인 경영을 선언했다. 모두 21C 브랜드가치 제고 승부수로 디자인 경영을 내세웠다.
국내 최고 경영자들이 디자인을 경영에 최우선으로 삼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디자인이 단지 제품의 외관을 꾸미는 기능이 아니라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핵심전략 및 경영철학이 된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전 회장이 2005년 ‘제2 디자인 혁명’과 2006년 ‘창조경영’을 강조하면서 디자인 인재양성에 전력하고 있다. 두둑한 상금과 특진이 보장되는 ‘자랑스런 삼성인 상’에 디자인부문까지 신설했다.
올해는 진병욱 삼성테크윈 상무가 ‘자랑스런 삼성인 상’을 받아 부장에서 상무로 특진했다. 진 상무는 파격 디자인의 NV시리즈로 2005년 4%에 불과했던 디지털 카메라 시장점유율을 2년만에 7% 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디자이너 출신 첫 부사장을 배출했다. 휴대전화 ‘애니콜’과 LCD TV ‘보르도’ 등의 제품디자인에 관여해온 정국현 부사장이다. 그는 2001년부터 디자인경영센터 디자인전략팀장(전무)을 지냈다.
LG그룹은 2006년부터 디자인부문 투자와 인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3년전부터 시작된 구본무 회장의 강력한 디자인 경영 실천의지와 맞물렸다. LG전자의 ‘슈퍼디자이너 제도’가 그것이다. 디자이너들에게 전문적인 연구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1등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선정된 슈퍼 디자이너는 구본무 회장이 주재하는 디자인관련 회의에 참석해 발언권을 행사한다.
LG그룹은 올해 ‘디자인 경영’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디자인 인력을 700명 규모로 늘린다.
2006년 780억원, 600명에서 2007년 880억원, 640명에 이어 매년 100억원 이상 투자금액과 40명이상 디자인 인력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6월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기존 현대·기아자동차통합디자인센터에 독립해 별도 디자인 센터를 준공했다. 별도 디자인센터는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프르트에 설립한 유럽디자인센터에 이어 두 번째다.
기아차 디자인부문은 한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독립된 디자인센터없이 현대·기아차통합디자인센터에 속해있어 현대차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미국디자인센터 준공식에서 “이곳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 기아차만의 디자인이 창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타이어도 국내외 자동차 시장의 고급화 추세에 맞춰 타이어 디자인 고급화에 나섰다. 디자인 경영으로 세계 타이어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넥센타이어의 디자인 경영 성과는 국내 타이어 회사로는 유일하게 지식경제부로부터 ‘굿 디자인(GOOD DESIGN)’ 인증을 받는 영예로 이어졌다. 넥센타이어는 굿 디자인 인증획득을 계기로 9월22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2008 디자인코리아 - 광저우전시회’에 국내 타이어사 가운데 우수 디자인업체로 참여한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3월 홍준기 사장 취임이후 공격적으로 디자인 경영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홍 사장은 디자인 중시 경영철학을 그대로 실천한 케이스다. 그는 디자인팀을 사장 직속으로 삼는대신 사고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파트와 개발파트로 분리 운영해 왔다.
그의 디자인 경영은 지난 3월 하노버에서 열린 정보통신박람회(CeBIT) IF어워드 수상작 전시회에서 12개 출품 제품 가운데 8개 제품이 인증 받는 놀라운 성적으로 나타났다. 또 웅진코웨이가 국내 디자인 상, 일본 GD, IF 등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 3곳에서 입상하는 쾌거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