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 전부인 저희 직원들이 60세까지 여유있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대표자가 되고 싶어요. 가족같이 함게 하는 직원들이 최고의 재산입니다. 오래가는 놈이 이긴다고 하잖아요. 저희도 정말 징그럽게 오래 가고 싶어요.”
캐주얼 브랜드 ‘언리미트’는 2005년 첫 런칭 이래 주인이 많이 바뀌었다. 나름 우여곡절도 있고 사연도 있는 브랜드였다. 얼트(ULT)의 박주현 대표도 ‘언리미트’의 대표를 맡기 전까지는 ‘펠틱스’의 구성원이었다. 박 대표는 자신의 첫 데뷔작을 ‘언리미트’로 선택했다. 동시에 브랜드 심볼과 폰트, 전면적인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겉은 같지만 속은 완벽하게 탈바꿈한 온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정립한 것이다. 박 대표는 “옷을 만들 때 10~30대까지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옷, 어떤 룩에도 잘 어울리는 베이직 아이템을 중요시한다”며 “가격 대비 최고의 품질이라는 철학은 언제나 확고하게 지켜나간다. 그 노하우를 알기 위해 옷을 많이 사서 직접 만져본다”고 말했다.
‘언리미트’를 알린 제품은 뭐니뭐니해도 티셔츠다. 1만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좋은 면 소재로 온라인 상에서 주문이 폭주했다. 유통부터 생산, 홍보까지 정신 없는 시기지만 이 모든 걸 5명의 직원이 체계적으로 해나간다. 각각 돌아가며 물류와 마케팅, 배송, CS업무까지 맡는다. 박 대표의 컨트롤 능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벅차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박 대표는 “매출을 위해 인원을 충원해서 배를 늘리기 보다는 정예 멤버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며 “네 일은 네가 해라는 식의 개인주의적 방식은 금물이다.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직원 모두 함께 나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언리미트’의 라이벌은 ‘유니클로’다. 물량이나 인지도 면에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나 마찬가지지만 제품에 대한 신념만큼은 그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가격군을 맞추기 힘들지만 직접 생산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노하우로 품질 레벨을 업그레이드 해나간 것이다. 특히 트렌드를 좇아가지 않는 디자인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편집샵 위주로만 진행하고 있는 유통망도 고집있게 지켜나가고 있다. 계약하고 있는 프로모션 업체에선 ‘언리미트’의 제품만 생산한다. 리스크가 많음에도 불구 확실한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다. “연간 20만장 정도 생산하고 있어요. 국내와 해외 생산에 대한 비중도 균형있게 잡아나가고 있습니다. 리오더는 웬만해선 안하려고 해요. 시즌에 맞춰 제대로 된 좋은 옷만 내보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박 대표는 가방부터, 티셔츠, 바지, 액세서리까지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토탈 패션 브랜드를 꿈꾸고 있다. 그는 “하나의 소재로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해야 하는 게 중점이다”며 “하반기는 질리지 않는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언리미트’는 말한다. 싸고 좋은 브랜드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뜬구름 잡기식의 무차별 적인 협찬 홍보가 아닌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최고의 홍보라고 확신한다. 박대표는 “가격과 디자인, 제품 퀄리티. 이 3박자가 모두 갖춰진다면 가장 강력한 홍보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글서글한 웃음 만큼이나 쑥스러움도 많은 그에게 10년 뒤 다시 한번 인터뷰를 하자고 약속했다. 토탈 브랜드 기업으로 우뚝 서 있는 순간에도 초심을 잃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박 대표의 신념이 굳건할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