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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인터내셔날의 ‘뽐므델리’가 상품 뿐만 아니라 장어가죽 후가공 기술개발 성공하며 제2 도약기를 맞고 있다. 개발부터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다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브랜드를 알리려면 우리 것으로 승부를 내고 싶었습니다. 한국만의 장어가죽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좋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장어가죽과 제품이 K한류 컨텐츠가 돼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이탈리아 고객이 한국제품을 사는 날이 오기를 꿈꿉니다. ”
정희윤 대표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뒤 영국 런던 LCF(London college of Fashion)에서 패션마케팅을 배우고 한국에 돌아왔다.
“인사동에 있는 한 작은 가게에서 장어가죽으로 만든 동전지갑을 외국친구들과 함께 봤습니다. 그때 외국친구들은 예쁘고 멋있다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
그는 불현듯 옛날 할머니가 지니고 있었던 장어가죽 동전지갑이 오버랩됐다. 한국업체가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서 한 달간 죽치고 살면서 샘플을 만들었다. 뽐므델리는 2009년 런칭됐다.
첫 오더는 홍콩의 한 호텔 로비에서 이뤄졌다. 덴마크 바이어가 보자마자 30만 달러 제품을 오더한 것이다. 뽐므델리는 미국, 캐나다, 호주 11개국에 수출됐다.
뽐므델리는 디자이너 이름 엘리(Ellie)와 사과를 뜻하는 불어 뽐므(Pomme) 합성어다. 뉴튼 사과가 영감의 원천이며 혁신의 시작이듯 ‘새로운 오리지널리티를 창조해낸다는 의미다. 3040대가 타겟층이고 컬러링라이프를 컨셉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제안한다. 장어가죽로 만들어 실크같은 부드러움과 가벼움이 장점이다. 디자인은 모던하고 같은 계열 색상의 톤앤톤 매치가 빈티지스럽다. 40~60만원대가 주가격대다.
뽐므델리는 백화점 입점도 단숨에 했다. 2012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팝업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자마자 몇 달 후 단독 매장을 열었다. 압구점본점, 신세계 센텀시티와 강남점 등에서 월 7000~ 8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는 등 제품판매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 HY인터내셔날은 장어가죽 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력을 가진 회사가 됐다. 2015년에는 해외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말레이시아 메르세데스 벤츠 아시아 패션위크에서 지미추 패션액세서리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그는 5년 전 직접 원단생산 기술개발에 뛰어들었다. 장어가죽 생산 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0억원을 투자해 퀄리티 높은 후가공 기술을 완성했다.
“국내 장어가죽 후처리 기술은 거의 발달되지 않았습니다. 장어 원단은 규격화돼 있지 않고 블랙, 브라운 기본 컬러만 생산됐지요. 소비자와 만나는 최 접점에 있다 보니 장어가죽을 좀 더 퀄리티 높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
장어가죽은 길이가 평균 30cm 정도이고 폭은 좁아 100장 정도를 붙여 일반적인 원단으로 가공된다. 지난해 개발한 원단은 다양한 제품에 사용될 40여종 아이템이다.
정 대표는 HY 인터내셔날 차별화 전략은 소재인 장어가죽이라고 꼽았다. 장어가죽은 바다 장어에서 얻는다. 장어가죽 한 장 무게는 2g 정도로 가볍다. 따뜻하고 청량한 색감을 자랑한다. 장어 원단은 동일 두께 대비 소가죽의 1.5배 질기고 가격은 일반 소가죽보다 1.5배 비싸다. 식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스킨을 재활용한 바이프로덕트(BY PRPDUCT) 제품이며 친환경 수성염색을 한다.
최근에는 유명 럭셔리 브랜드 ‘돌체&가바나’, ‘펜디’, ‘루이비통’이 여러 차례 장어가죽 가방과 신발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사용된 원단이 국내 장어가죽이다.
그는 고부가가치 장어가죽이 한류문화 컨텐츠가 되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패션 문화 아이콘이 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뽐므델리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지난 5월 GS홈쇼핑에 진출해 에빈백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는 정부 섬유생활스트림간협력기술개발 국책사업에 한국섬유소재연구원과 함께 참여하고 피니싱 가공처리 방식을 이용해 텍스처를 개발했다. 뽐므델리는 하반기에 리빙과 의류 제품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