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취임식 훈민정음 넥타이 화제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풍요로운 나라’
시대 상황 속에서 각오와 비전 담아
히딩크 럭키타이는 어퍼컷 골 세리머니
넥타이는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취임식에서 맨 한글 넥타이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주목받았다. 해당상품은 단번에 매진을 알리며 18일 오전 일찌감치 완판 됐다. 넥타이 하면,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의 넥타이를 떠올린다. 6월의 푸른 잔디를 박차고 뛰어 오른 안정환 골든골이 월드컵 8강 진출을 확정짓던 순간, 히딩크 감독이 맨 넥타이(Lucky Tie)가 허공을 갈랐다. 이어 포르투갈 전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때도 격렬하게 어퍼컷을 날리는 히딩크의 골 세리머니에서도 넥타이는 빛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법무장관에 한동훈 임명을 재가하자 한 장관은 과천 법무 청사 취임식에 참가했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은 그를 더욱 깔끔한 스타일로 각인시켰다. 넥타이는 점잖은 와인컬러에 잔잔한 한글 글자 무늬가 은근히 드러나는 것을 착용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동훈 장관의 넥타이는 사진을 확대, 훈민정음이 새겨져 있었다. 한 장관이 착용한 넥타이에는 ‘불·휘기·픈남·’ 등의 한글 옛 글씨체들이다. 세종대왕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려 꽃이 좋아지고 열매가 많아지나니’ 부분을 찾아냈다. 네티즌들은 “워낙 관심이 쏠리니 넥타이도 의미 있게 선택한 것 같다”고 했고, 일부 네티즌은 구매 완료를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거스 히딩크 넥타이는 푸른 바탕에 흰색 무늬가 들어갔다. 한국인의 기(氣)와 정성, 염원이 담긴 ‘영물’(靈物)이라고 했다. 흰 점 무늬의 정체는 태극과 팔괘(八掛).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정신세계를 담은 문양이다.
이 넥타이는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누브티스’(Nouveauts)’ 이경순 대표가 히딩크를 위해 직접 디자인했다. 이경순 대표는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프랑스 정부 디자이너 로베르트 파라비와 함께 월드컵 기념 공식 스카프·넥타이를 디자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짙은 색상의 정장을 착용하는 정치인들은 넥타이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개진하기도 한다. 단순한 패션 소품이 아닌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역할로 여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 이후 ‘통합’의 의미에서 짙은 파란색에 빨강, 주황, 파랑, 노랑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희망과 번영의 의미를 담아 협치 하겠다’는 뜻을 담아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 했다.
“뿌리 깊은 나무 흔들리지 않는다” 한동훈 취임식 넥타이는 계속 화제다. ‘불휘기픈남ㄱㆍㄴㅂㆍㄹㆍ매아니뮐ㅆㆎ곶됴코여름하ㄴㆍ니...ㅅㆎ미기픈므른ㄱㆍㅁㆍ래아니그츨ㅆㆎ내히이러바ㄹㆍ래가ㄴㆍ니’ 현대우리말로 풀면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니 꽃 좋고 열매 많으며...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니 내(川)를 이뤄 바다로 가며’라는 뜻이다.
용비어천가는 잘 알려진 대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뒤 훈민정음을 시험하기 위해 지은 악장·서사시로, 조선 건국의 정당성과 선대왕들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한 장관이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처럼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엄정한 법무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넥타이는 양복을 입을 때 와이셔츠 깃 밑으로 둘러 매듭을 지어 앞으로 늘어뜨리거나 나비 모양으로 매듭을 만드는 천이라는 뜻이다. 기원전 50년 로마병사들로부터 거론된다. 오늘날 넥타이는 19세기 초 영국 디자이너 보우 브러멜이 매듭짓는 법을 창안하면서다.
넥타이라는 말도 이때부터다. 위엄과 명예의 상징으로 크라바트를 잡히는 걸 가장 큰 모욕으로 생각한다고 했을 정도다. 예의의 표시인 동시에 매는 사람의 멋과 취향, 성격을 대변한다. 히딩크 타이는 합격 기원 등을 위해 사고 싶다는 요청이 빗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