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그레이’는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적인 일을 하는 동시에 스스로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게 서포트해주는 기업이다. 이곳은 시니어들의 주체적이고 건강한 삶을 응원한다. MZ세대 창업자 권정현 대표를 통해 시니어 산업의 전망과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더뉴그레이는 어떤 기업이며 시행 중인 사업은 무엇인가.
“더뉴그레이는 시니어들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며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니어 콘텐츠·커머스 스타트업이다.
시니어 모델을 활용한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아빠 프사 바꾸기’라는 메이크오버 프로젝트를 한다. ‘뉴그레이 클럽’이라는 시니어 아카데미도 하고 있다. 감각적인 사진, 영상을 촬영·편집하고 SNS에 업로드하는 방법, 옷 잘 입는 방법을 알려준다. 시니어들을 위한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시니어 남성들로 이루어진 ‘아저씨즈’라는 그룹을 만들었다. 평균 나이 60대 중반의 이들은 결성하자마자 바로 반응을 보이더니 이제는 ‘시니어 BTS’로 불리고 있다. 댄스 영상 등 숏폼 콘텐츠를 SNS에 올려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상을 올리자마자 하루에 600만 뷰가 나오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달 기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포함한 총 SNS 팔로워수는 83만 여명이다. 다른 시니어 아카데미와 달리 아저씨즈는 모두 개인 SNS 계정이 있으며 직접 사진과 영상을 찍고 업로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시니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대 때, 우연히 미국의 패션디렉터인 ‘닉 우스터’의 사진을 봤다. 사진 속 그는 나이가 많지만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주위에 젊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멋있었다.
반면 가까운 어른인 우리 아버지는 늘 병으로 인해 간호해야 하는 존재였다. 이것이 시니어 사업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시니어들에게 아버지가 나한테 주지 못했던 길을 제시하고 싶었다.”
-더뉴그레이에는 어떤 사람들이 오는가.
“2014년 동네 카페 사장님을 변신시켜주는 것에서 출발해 2018년 9월 본격 시작한 메이크오버 소셜 펀딩 ‘우리 아빠 프사 바꾸기’는 현재까지 700~800명이 거쳤으며 2022년 8월 시작한 아카데미 수강생은 200명 가까이 있다.
더뉴그레이에는 시니어 모델을 꿈꾸는 이들부터 카페, 옷가게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주부 등 다양한 이들이 찾아 온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방문한다. 메이크오버를 목적으로 방문했다가 아카데미 교육을 수강하는 시니어들도 꽤 많다.”
-시니어들과 소통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노하우는.
“시니어들과 소통하려면 창업자 및 조직 구성원이 젊어야 한다. 항상 크리에이티브하며 그들에게 새로운 것을 불어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대가 다르다보니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시니어 아카데미를 처음 시작할 때 단 6명의 수강생이 있었다. 소수다 보니 대표인 내가 직접 가르쳤는데 쉽지 않았다.
SNS 업로드를 할 때도 버튼 하나 하나의 기능과 사소한 과정을 모두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잘하고 싶지만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우는 수강생도 있었다. 무리한 부탁을 서슴없이 하는 수강생들도 있다. 이 때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가끔은 쓴소리도 하는 것이 그들을 위한 올바른 역할이다.”
-웰 에이징 시대에 시니어들이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방법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 한다. 소득과 연결될 수 있는 생산적인 활동이면 더 좋다. 그러나 시니어들은 체력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을 따라가기가 어렵다. 비교적 체력 소모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다.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해 편집하고 SNS에 업로드하는 일은 누구나 가능하다. 이것을 잘 하려면 나만의 캐릭터를 잡아야한다. 촌스럽고 서툴어도 괜찮다. 1947년생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는 조금 투박하지만 솔직한 모습으로 118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나만의 캐릭터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더뉴그레이’는 축적된 콘텐츠 노하우로 시니어들의 캐릭터를 찾아줄 수 있다.”
-한국 시니어 시장 전망은.
“초고령화사회로 가고 있는만큼 시니어 산업이 계속 커질 것이고, 시장은 한국이 주도할 것이다. 한국은 콘텐츠를 잘 만든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OTT 서비스로 인해 글로벌에서 인기를 타고 있다.
오는 8월에는 JTBC에서 일명 ‘시니어판 하트시그널’이라고 불리는 시니어들의 데이팅 프로그램도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이곳에 ‘아저씨즈’ 중 한 명이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이 OTT 서비스를 통해 전세계에 퍼진다면 한국 시니어 시장은 앞으로 더 잘 될 것이다. 시니어 사업에 뛰어들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시니어들의 역할은.
“시니어들이 생산 활동을 한다면 저출산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현재 서울의 출산율은 0.5%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지금 젊은 세대들은 부양에 대한 부담이 크다. 부양비는 높아지고 부양기간은 길어지고 있다.
이중 부양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주체적인 삶을 사는 시니어들을 보면 늙는 것이 두렵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시니어들은 더 이상 부양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 자신의 한계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나이에 얽매이지 말자. 나이드는 것이 두려운 일이 아니다. 멋있게 늙을 수 있고, 나이 들어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누구나’다. 또한 남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자.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일을 찾아 재밌게 즐기는 삶을 살자.”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이달부터 젊고 발랄하고 액티브한 시니어들을 위한 뷰티 브랜드를 런칭한다. 높은 퀄리티와 함께, 시니어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이다. 유통은 우리나라부터 시작해서 미국의 아마존까지 넓히며 글로벌까지 뻗어나갈 계획이다.
뉴그레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도 시니어 모델 지망생들의 이력서가 들어오곤 한다. 전세계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을 이곳에 데려오고 싶다. 그들을 핸들링 하는 글로벌 시니어 에이전시가 되는 것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