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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수출 시장이 과당 경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해 對美 의류 수출 호황으로 큰 폭의 성장률을 기
록했던 우리나라 의류 수출 업체들은 올해 수출 목표를
대폭 상향조정,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수출 목표를 8천만 달러로 책정했다.
미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후부
(FUBU) 납품물량을 3∼4천만 달러 수준으로 끌어 올
려 큰 폭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와 사이판, 과테말라 현지 공장 생산을 통
해 1억 달러의 매출 실적을 기록한 한솔섬유는 올해 매
출 목표를 30∼50% 가량 늘려 잡았다. 매출 목표는 1
억3천∼1억5천만 달러.
지난해 3억2천만 달러의 의류를 수출한 신성통상은 올
해 수출 목표를 3억5천만 달러로 계획하고 있으나 미국
베네통社에 OEM 방식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제외돼 있
어 실제 수출액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신성통상은 미국 베네통社 수출 물량이 올해 적어도 수
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외
에 니트 및 스웨터 등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올
해 수출 목표를 20∼30%가량 늘려 잡고 있는 실정이
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가장 큰 수출 시장인 미국
경기가 침체되고 가격 여건 또한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
고 있어 상황이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
한솔섬유의 엄진이 부장은 『가격 뿐만이 아니라 바이
어들의 납기 요구도 숏텀으로 선회하고 있어 수출 여건
이 결코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의류수출
본부 이진순 이사는 『가급적 국내 에이전트는 피하고
현지 본사와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과의 과당 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
나 결국에는 국내 업체와의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는
상황.
따라서 경쟁이 심화될수록 우리 업체들의 수출 경쟁은
가격 하락 경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클 것으로 전망된
다.
이미 중견 의류 수출업체들은 공격적 경영으로 수출량
을 크게 늘리고 있는 신생 의류 수출 업체들의 가격 하
락 경쟁에 신물을 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수출가격 하락 경쟁까지 벌어지게 되면
많은 업체들이 도산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