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가 지난 12월 6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2층에 첫 여성복 매장을 오픈했다. 로에베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장은 까사 로에베 서울에 이어 유니크한 디자인의 실내 공간에서 수준 높은 쇼핑 경험을 선사하며 여성복, 백, 슈즈, 가죽소품, 주얼리, 소프트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로에베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의 까사 로에베 콘셉트를 바탕으로, 예술품 수집가의 집에 온 듯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럭셔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까사 로에베 서울에 이어 패션과 미술, 공예, 디자인이 한데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연 것이다.
에나멜을 입힌 그린과 실버 컬러의 수제 세라믹 타일은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느낌으로 빛난다. 불규칙한 패턴이 빛과 색채의 촉감을 상상하게 한다. 여기에 소용돌이 패턴의 대리석, 브라스, 철 등 다양한 자재를 조화시키고 특별히 엄선한 가구들을 배치해서 색채와 형태의 아름다움을 더욱 강조했다.
맞춤형 펠트를 입힌 베린 클럽(Berin Club) 의자와 로에베의 부드러운 가죽이 돋보이는 퍼퍼 벤치를 나란히 놓았으며, 1950년대 오리지널 디자인에서 착안한 블랙 아이언 마티니 테이블은 로에베가 스페인에 뿌리를 둔 메종임을 보여준다. 앤틱 도자기의 거친 표면이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의 와시 종이 소재 아카리 E 펜던트 램프의 섬세한 질감과 어우러지는 등 여러 텍스처가 충돌하는 동시에 서로를 받쳐준다. 바닥에는 영국 섬유 예술가 존 앨런(John Allen)의 초록빛 태피스트리 ‘언덕 위의 페버릴(Peveril of the Peak)’을 재현하여 스페인에서 제작한 수제 울 카펫이 깔려 있다.
로에베가 소장한 세계 여러 작가들의 미술, 공예, 조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국의 초현실주의 작가 거트루드 크롬비(Gertrude Crombie)가 목판에 그린 무제 유화(1946년)는 그녀의 몽환적이고 불안정한 스타일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황홀함과 우울함을 동시에 펼쳐낸다. 일본의 유명한 대나무 작가 마츠모토 하푸(Hafu Matsumoto)의 무제(2024년)는 그의 정교한 대나무 직조 기술을 가죽에 적용한 작품이다.
한편 영국인 도예가 이완 헨더슨(Ewan Henderson)이 점토 혼합 재료로 만든 무제(1980년) 조각은 유기층과 풍화된 표면을 통해 뼈와 흙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자연이 빚어낸 상상 속 공예품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