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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요즘처럼 이말이 실감날 때가 없는 것 같다.
IMF사태이후 전기업에 걸쳐 정리해고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어느누구도 정리해고의 회오리를 피해나갈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새마을 운동, 경제개발 5개년계획 등 함께 잘살아 보자고 협
동단결에 힘쏟던 우리들이었다.
그러나 한순간에 세워진 만큼 무너지는 속도는 그보다 더 빨
랐다. 함께 이룩해 놓은 과실을 서로나눠 갖기도 전에 주춧
돌사이의 모래알을 털어 버리듯 정리해고라는 바람이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
모은행에서 사내홍보용으로 제작된 비디오테잎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됐다. 일명 「눈물의 비디오」. 정리해고된 前직원이
남아있는 동료들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주내용이라고 한다.
함께 일하며 회사를 성장케 했던 그들의 격려와 충고는 동료
들의 가슴을 적실만하다.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이같은 공감대형성에서부터 시작된다
고 생각한다.
최근 버튼제조업체협의회 구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대표
자들로 구성된 추진위원이 선정됐고 빠른 시일안에 창립총회
를 열 것이라는 소식이다.
협의회구성에 앞장서고 있는 관계자들은 회원사를 하나로 모
을 수 있도록 이익창출 우선의 공생전략을 적극 펼칠계획이
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버튼업계는 그동안 남다른 고통을 겪어왔다.
섬유산업과 의류산업의 발달에 동참해 왔지만 그 규모면에서
후퇴의 길도 타업종에 비해 빠른 편이었다.
세계 4위안에 들었던 버튼업체가 무너졌고, 내수시장 침체
극복을 위해 수출시장개척의 긴장감도 증폭되고 있다.
그래서 지난달 24일 협의회구성차 모인 버튼제조업계 대표들
은 너나할 것 없이 협의회구성에 찬성표를 던졌다. 첫모임이
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협의회창립이 눈앞에 보이는듯 열띤
토론도 펼쳤다.
그러나 버튼업계의 협의체가 구성되기까지는 나름대로의 진
통이 따를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한숨섞인 목소리도 뒤따른
다. 한바이어를 놓고 서로간 가격경쟁을 벌였던 업체들끼리
하나의 구성체를 만들어가야 하는 껄끄러움을 배제할 수 없
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명퇴한(?) 업체들이 주연한「눈물의 비디
오」로 동종업체들이 슬픔을 삼킬리는 만무하겠지만 그들이
남긴 실패의 충고는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박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