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문턱 6월 매출 멈칫
노타이 착장 대세…캐릭터 브랜드 인기 지속
남성복시장이 ‘예고된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활기를 보이던 BIG3 백화점 남성복 매장의 신장세가 6월에 접어들자마자 멈칫거리고 있다. 각 백화점마다 ‘한여름의 보릿고개’에 대처하느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윤규 현대백화점 차장은 “6월에 들어서자마자 여러 가지 외부요인이 겹치면서 상품 판매율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차장은 “부동산과 주가에 많은 영향을 받는 남성복 시장의 특성상 현재의 시황은 모든 면에서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주가 폭락과 개인투자자들의 소극적 투자자세 등이 맞물리면서 외부적 요인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최근 여름 패션 트렌드가 기온 상승과 자유로워진 시대적 분위기로 인해 노타이 착장으로 흘러가고 있어 일반적인 드레스셔츠와 타이류는 찾는 손님이 부쩍 줄었다”며 “이에 대응해 타이 착장 유무에 관계없는 뛰어난 범용성의 소프트 셔츠를 보강해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 측도 6월들어 정장 브랜드의 매출이 부진하다고 밝혔다. 이춘범 신세계 바이어는 “정장 브랜드가 비수기 문턱에서 주춤대고 있다”며 “일부매장에서 역신장세를 나타내는 브랜드도 눈에 띠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캐릭터 캐주얼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동호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캐릭터 브랜드들은 6월에도 순조롭게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멘탈 에이지가 중시되면서 40대 고객들도 20대후반의 캐릭터 상품을 찾는 등 캐릭터 시장의 고객흡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범 신세계 바이어 역시 “비수기 들어 둔화되긴 했으나 올해 15~25%대의 고성장을 보인 캐주얼과 캐릭터 매장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며 “인기 브랜드는 80%이상의 판매율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윤규 현대백화점 차장은 “이준기 열풍으로 패셔너블한 아이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며 “캐릭터 상품에 맵시감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을상품의 출고는 전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 측은 “여름상품의 소진이 빨라졌다”며 “이에 대응책으로 가을상품이 일찍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도 “올해는 음력과 양력의 차이가 보름에서 한달 이상 벌어졌다”며 “봄 상품이 빨리 출시되고 여름이 빨리 찾아오는 등 시즌 진입기가 앞당겨져 가을을 대비한 아이템 구성과 매장 전환이 일찍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근택 기자 kwon@ayzau.com
이윤규 현대백화점 차장
투버튼 자켓·소프트 셔츠 ‘선전’
6월들어 정장 브랜드의 매출이 부진하다. 비수기 시즌에 접어든 탓도 있으나 부동산과 주가 등 남성복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도 동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는 7%대 신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남성복 매장의 전반적 현황은 보합세로 판단된다. 솔리드 정장과 투버튼 자켓의 강세가 인상적이며 소프트 셔츠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어 물량이 보강됐다. 맵시가 강조된 캐릭터 아이템과 피트감이 중시된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본점에서는 마에스트로가 신사복 빅5 중 매출액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갤럭시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캐릭터 브랜드로는 솔리드옴므의 약진이 인상적이다. 케네스콜의 호조도 두드러진다. 셔츠는 특별히 판매율에서 돋보이는 브랜드 없이 대개가 월 5천만원대의 매출액을 고르게 나타내고 있다. 타이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수입 브랜드가 고군분투 중이다.
염동호 롯데백화점 과장
트레이드 오프 불구 캐릭터 정장 ‘성장’
6월에 접어들었으나 캐릭터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트레이드 오프(옷을 얇게 입는 현상)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캐릭터 정장이 고객을 흡수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트래디셔널과 시티캐주얼, 셔츠도 골프 디자인을 답습하던 추세를 벗어나 점차 캐릭터 요소를 가미하면서 젊어지고 있다. 육체적 연령보다 정신연령이 중시됨에 따라 멘탈 에이지의 개념이 두각되고 있어 20대를 겨냥한 상품을 40대 고객이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포멀정장은 예전에 행사 기간 동안 위력을 발휘했으나 이젠 정상적 판매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