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본지 연중 시사 시리즈] 한국패션산업 글로벌 경쟁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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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판매’ 시스템 구축 ‘고객니즈 최적화’
유통·소비심리 다변화에 ‘편집형’ 발전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소비자를 매료시킨 이유는 그들이 패션 비즈니스와 소비자의 패션의식, 유통 및 스토어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좋은 상품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안하고, ‘자라’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와 기존 컬렉션에 대한 반응을 바탕으로 구매력과 범용성을 갖춘 제품을 창출”해 합리적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내놨다.

다양한 아이템과 빠른 트렌드 반영,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한 ‘자라’, ‘H&M’,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접한 소비자들은 이들이 제안하는 패스트 패션에 열광했다. 개성적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한 편집형 SPA도 국내 도입되면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군살 줄이고 확실한 강점 보유
SPA 브랜드들은 제품의 유통, 판매는 물론 원사생산에서 방적, 방직, 염색, 소재가공, 봉제, 편직과 물류까지 전 생산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남성과 여성은 물론 아동, 홈웨어까지 전 복종을 넓은 면적의 매장에서 펼쳐놓는다. 그러나 소비자들을 각 브랜드에서 차별된 컨셉과 강점을 인식하고 있다.

트렌디하고 감도 높은 디자인에 합리적 가격의 ‘자라’, 디자이너 콜라보로 시즌마다 화제몰이를 하며 클럽 및 파티룩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H&M’, S저렴한 가격대에 입기 쉬운 페미닌 테이스트를 제안하는 ‘포에버21’이 그렇다. 국내에서는 여성복 매출 비중이 높으나 서구적 체형에 글로벌 트렌드를 소화하는 젊은 남성들에게 맨즈도 호응를 얻고 있으며, 성인 패션 못잖은 감도를 보여주는 SPA 유아동복도 트렌디한 주부층에게서 인기다.

고급 라인 전개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차별된 가치도 제안한다. ‘H&M’은 작년 스타일리스트와의 협업을 통한 ‘밀레니엄’ 라인을 완판 시켰고, ‘유니클로’는 오는 3월 발매될 ‘언더커버’ 콜라보레이션에 남성층의 기대가 높다. ‘자라’의 인디텍스는 ‘마시모두띠’나 ‘코즈’ 등 계열 브랜드를 확장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빠른 트렌드 반영과 생산 유통이 가능한 강점을 살린 상품 기획과 마케팅, 라인 익스텐션으로 감도와 이미지 제고,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꾀하고 있다.

소비자 니즈·유통 환경 변화 대처
그러나 업계는 이미 대형 SPA 붐이 시들하다는 반응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몰에서도 SPA 매장을 열면 젊은 층 유입효과가 나기는 하지만 넓은 면적 대비 효율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중론. “입점으로 인한 추가 집객과 젊은 소비자 유입은 확실히 증가되고 다른 상품군으로 소비 전환이 용이하다”며 유통업계의 환영을 받았으나 개성적 테이스트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늘며 예전만 못하다.

또한 브랜드의 중심축이 기존 상품 중심에서 리테일로 점차 움직임에 따라 국내 패션업체들도 기존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형태를 내놓게 됐다. 상품을 자체 기획 및 생산하는 SPA 시스템에 ODM과 국내외 바잉 상품을 구성한 편집형 SPA다.

선진 패션업계에서 리테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킷슨’, ‘터치’, ‘빔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등 자체 기획을 강화한 SPA형 편집매장을 먼저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하이엔드 위주였던 편집매장이 ‘에이랜드’ 등 스트리트 패션계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대중화 됐다. 상품 못지않게 매장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게 되면서 ‘코인코즈’ ‘랩’, ‘스파이시칼라’, ‘제인세즈’도 등장했다.

편집형 SPA는 다점포 전략을 취하면 상품 회전률과 소진률이 낮아져 고객 응집력이 높은 유통에서 판매율을 제고하는 전략을 취하는 편이다. 아이올리가 전개하는 ‘랩’은 스트리트가 아닌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현재 4개 매장을 운영 중. 롯데백화점은 이에 대응할 편집형 SPA로 미국 유력 편집형 SPA ‘킷슨’을 오는 3월부터 3개점 가량 오픈한다.

유연성도 SPA의 강점
편집형 SPA는 지역 및 유통별 최적화가 가장 큰 강점이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빔스’ 등 이 백화점과 아울렛, 스테이션, 하이웨이 등 입지별 매장 매뉴얼로 유통에 밀착하고 있다. 에이전시의 고감도 MD력을 강점으로 정장 및 캐주얼, 여성, 뷰티까지 복종을 세분화하면서도 각 매장에 자사 브랜드와 사입을 통한 편집 구성으로 유연하게 대응한다.

이들은 전체 수익의 약 40~60%를 SPA에 의한 자체상품으로 전개하면서 편집구성의 강점을 살리고, 예전보다 리즈너블한 가격대를 맞춰가면서도 네임 밸류와 입지를 지켜가고 있다.

‘빔스’ 입점 브랜드 관계자는 “하이엔드 지향의 빔스와 유나이티드 애로우즈가 일본 내수 유통을 리딩하던 중 글로벌 SPA 브랜드에게 추월당한 이후로, 상품도 다양하게 가져가고 매장 컨디션을 달리해 세분화 하고 있다”고 말한다.

백화점, 가두 등 다양한 유통에서 적응하는 동시에 성별 및 연령, 가격대별 차별된 구성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수입 SPA들보다 더욱 빠른 소비자 니즈 파악을 하고 내수 각 유통에 적합한 정책을 펼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편집매장들은 일반적으로 완사입 혹은 조건부 사입으로 위탁 대비 통상 20%가량 마진이 높지만 상품의 판매 적중도가 떨어지면 재고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적 편집능력과 정확한 예측력, 재고소진 정책이 요구된다.

이러한 유연성은 국내 패션업체들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코데즈컴바인’ 등 대형 브랜드들이 잡화 일부 편집을 테스팅 하고 있어 향후 SPA계에서 편집 구성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인코즈’는 백화점과 쇼핑몰 MD를 이원화했고 ‘스파이시칼라’는 여성라인을 따로 구성한 걸즈 매장을 운영하고 남녀 및 잡화 개별 매장도 선보일 계획이다. 편집형 SPA는 바잉팀을 중심으로 차별된 상품을 바잉, 기획하고 의류와 함께 핸드백, 슈즈, 코스메틱, 리빙, 음반 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성한다. 스피드와 신선도를 강점으로 했던 SPA가 다양한 테이스트까지 충족시키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글·사진=김송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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