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디자인·기능’ 더한 발가락 양말 대박 조짐
자체 연구실 가동, 기계개발 연내 55대 설치
“양말 한 켤레에 명품정신을 담는다!” 양말이 생필품이 된 지 오래다. 일부 젊은층들은 천 원짜리 양말 서른 켤레를 사서 한달을 신고 버린다고 할 정도다. 이런 풍토속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 고단한 길을 자처하며 명품양말 개발에 혼신을 다하는 전문기업이 있다.
바로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세종양말(대표 조원만)이다. 양말만큼 카피가 난무하는 아이템도 없을 것이다. 이런 불편한 현실속에서도 세종양말은 직접 기획, 디자인, 개발, 생산, 판매 인프라를 구축했다. 18명의 인원이 개발에 매달리고 양말업계에서는 드물게 매월 800만 원씩의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단연 세종양말의 개발현장은 최고라는 말이 동종업계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세종양말 조원만 대표는 15년전 양말업계에 투신하면서부터 사실상 이름처럼 ‘원만’하지 못한 세월을 보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맷집이 단단해져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내공’이 쌓였고 오늘날 ‘수면 양말’, ‘캐릭터 양말’, ‘발가락 양말’에서 ‘최고’소리를 듣는 원동력이 됐다.
최근 조원만 대표는 “이 시대 최고의 양말, 상위 1%만을 위한 명품양말 개발로 국내는 물론 중국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이러한 비전을 보고 각계각층의 전문인력들이 모여줬고 의기투합함으로써 ‘희망’과 ‘성공’의 빛이 보여지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번뜩이는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조원만 사장은 최근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발가락 양말 특화 승부수
15년간 착실하게 ‘양말’ 한 아이템에 매달리며 공부를 해왔다. 소재, 디자인, 색감, 기능성, 패키지에 이르기까지 조원만 대표는 ‘진정한 전문가’가 됐다.
“국내에서는 없는 새로운 형태,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제품, 의류에 버금가는 명품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조원만 대표는 이미 어떻게 가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지 길을 알고 있다. 최근 조대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발가락 양말’이다. “발가락 양말은 대부분 아저씨들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는데 이는 디자인을 접목하기가 난해하기 때문에 단순한 스타일만 출시돼 왔기 때문”이라고 단점을 꼬집었다.
“사실 발가락 양말은 컬러와 패턴을 다양하게 넣을 수만 있다면 오히려 젊은층들이 열광하는 유머러스하고 위트한 아이템이 될 수도 있고 중산층 이상이 선호하는 고급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발가락 양말에 디자인을 넣을 수 있는 기술은 사실상 세종양말의 특기이다. 쉽게 흉내낼 수도 없다. 그만큼 오랜시간 공을 들여 연구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가락 양말 시장은 전체 1% 정도였지만 화려하고 개성있는 무늬와 캐릭터를 접목할 수 있다면 호응은 엄청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이러한 사업계획 실현을 위해 조 대표는 발가락 양말에 디자인을 넣어 짤 수 있는 기계를 직접 개발했다. 1차로 15대의 기계를 들여놨고 올해안으로 55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래서 공장부지도 직접 보러다니는 중이다.
고유브랜드 ‘아다마’ 명품화
“스포츠 시장이 커지고 있고 기능성 소재의 중요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등산 양말의 개발 여건도 좋다고 보는데 발가락 등산 양말이 실현된다면 산을 오를때 등산화안에서 발이 미끄러지지도 않고 땀흡수도 좋아 기능성이 더 향상될 것으로 본다”고 다양한 발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꼼꼼한 성격에 지구력도 강한 조 대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세종양말은 명품화작업의 1단계로 자체 브랜드 ‘아다마’를 런칭, 기획 개발작업 중에 있다. 프리미엄급 양말 디자인을 실현한다는 것이 ‘아다마’런칭의 모토이다. ‘아다마’는 에스파냐어로 ‘태초의’ 뜻을 갖고 있다. 초심에 기인해 세계 최고 디자인, 품질의 양말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전개할 방침”이라는 조원만 대표는 “중국의 보따리 상인들이 우리 물건을 엄청나게 가져가 현지에서 한국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절강성에 사무실을 냈다.
유통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인터넷 역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오픈하기 위해 2년 넘게 개발했고 시장테스트 및 이미지 마케팅에 돌입해 있다. 프리미엄 사이트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출활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인데 개발부를 구성해 가동하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모든걸 걸어야 성공한다
조원만 대표는 사실 ‘지금’이야 말로 완전한 성공을 향해 달려갈 출발점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은 성공하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힘에 부치는 수업료를 냈다고 해야 옳을 듯 하다. 91년도에 군대를 제대한 조 대표는 부친과 함께 논공에 소재한 직물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부친은 40여년간 직물부문에 종사하고 특허도 40여개가 넘는 엔지니어였다. 그러나 IMF는 조 대표의 부자도 피할 수 없는 벼락과도 같았고 논공의 공장은 부도를 냈다.
“우연히 수출하기 위해 만들었던 ‘불량 양말’을 접하게 됐고 이 제품들을 사갖고 와서 빈가게를 얻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대박이 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채 서울의 창동에서 캐릭터양말 샘플을 만들어 ‘팬시’점 등 전국을 돌면서 공급하기 시작했고 돈도 많이 벌었다.
당시 라이센스에 대한 개념조차 몰랐던 조 대표는 캐릭터에 대한 단속이 시작되자 큰 수업료를 치르고 밑바닥에 내려앉게 됐다. 2000년 8월10일 조원만 대표는 “직접 개발하고 생산해 보자”라는 각오로 신제품 개발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다품종, 소량, 속도전에서 이긴다면 패션양말은 반드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사업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6개월동안 모진 고생을 하며 기계를 세대나 부순 끝에 마침내 조원만 사장은 벌떡 일어났다.
6개월간 설득해 원자재를 외상으로 받고 현장기사를 만나 기계를 수리하고 직접 디자인을 내는가 하면 3일동안 밤샘작업을 한적도 부지기수였다고. 이런 과정을 모두 극복하고 나서야 마침내 전국의 유통점에서 알아주는 패션양말의 최고 전문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꿈 향한 새로운 시도
패션과 기능을 모두 겸비한 발가락 양말 개발처럼 조 대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장갑의 단점을 해소한 손토시를 개발해 대형유통점 바이어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올 추동부터 대형마트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며 특허출원 중에 있다. 치마교복을 입는 중, 고생들을 위한 패션 스타킹 형식의 발토시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5월 도쿄 전시회에는 캐릭터 발토시와 손토시를 출품해 수출판로 개척에 적극 나선다. “최고의 복지 시설을 갖춘 최고의 양말 회사를 만들어 함께 고생하고 연구해 준 직원들과 성공을 공유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라는 조원만 대표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품종·소롯트·속도전’ 실현하면 성공열쇠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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