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 라이프어패럴 정근호 회장 - 력셔리함의 대명사 프랑스에 샤넬이 있다면 한국에는 ‘크노’ 셔츠가 있다
[Hot People] ■ 라이프어패럴 정근호 회장 - 력셔리함의 대명사 프랑스에 샤넬이 있다면 한국에는 ‘크노’ 셔츠가 있다
  • 김임순 기자 /
  • 승인 201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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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양복 독보적…300개 패턴 DB보유 ‘완벽한 정장’ 제작 인지도
“전 세계 패션시장, 주름 없는 셔츠로 주름 잡아”


'NO주름셔츠' …외국인들에게 브랜드력보다 의미있는 ‘크노기술’ 제고 정근호 회장은 과거 시스템양복을 처음 개발해 이 분야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 왔다. 최근 ‘크노’와이셔츠를 출시해 ‘고품격’ ‘최고 기술’을 인정받았다.

“여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샤넬의 명품 백, 남자에게는 크노기술이 담긴 와이셔츠여야 한다는 것이죠! 단지 브랜드 이름만으로 최고가 될 수는 없지요. 멋과 기술이 담겨져 있어야 력셔리 함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명품셔츠로 내보이는 옷이라면 ‘크노기술’을 담아낼 수 있어야 진정한 명품의 반열에 설수 있다는 라이프어패럴 정근호 회장.

그는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명품 와이셔츠를 제공해야 한다며, 주름 없는 와이셔츠는 전 세계 하나 뿐인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기술임을 강조했다. 라이프어패럴 대표면서 리더무역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정근호회장은 올해 한국 맞춤양복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정 회장은 젊은 나이에 서울 명동에 있는 맞춤양복점에 첫 발을 내디딘 후 40년 가까이 오직 한 길만을 걸어왔다.

정근호 회장이 설립한 라이프어패럴은 제 1 공장, 제 2공장 등에서 350여 명이 근무하고 있고, 서울 충무로 본점 외에 전국에 1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라이프어패럴은 해외 의류 수출이 늘면서 지난 1991년 무역법인 ‘리더무역’을 설립해 현재에 이른다.

정근호 회장은 패션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 끊임없는 기술개발 노력으로 주름 없는 ‘크노’ 와이셔츠를 선보였다. 크노는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등 해외에서 호평 받아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크노(CHNO)’란 Crease(주름) H(수소) NO(없다)의 약자로 형상프레스기를 활용해 어깨선·몸통 옆 솔기 등 재봉선 부분의 주름을 없애는 공법이다. 와이셔츠에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다림질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한 혁신적인 쾌거이다.

정 회장은 이 기술을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2012년 처음 개발해 성공시켰다. 크노공법은 재봉선에 특수 필름 소재를 넣은 뒤 고도의 열처리를 이용해 주름을 반영구적으로 없애주는 방식이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봉제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직시하고 있다. 과거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석권했던 대한민국의 손기술을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신이 고안해낸 특수 필름 소재를 재봉선에 안에 넣은 뒤 프레싱 직전까지는 무리가 없으나 열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등 수차례에 걸친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해 말 비로소 최적의 프레싱기법을 찾아냈다. ‘크노’ 기술이 탄생하자 외국 업체서 먼저 손짓을 해왔다. 라이프어패럴이 ‘크노’기법을 탄생시키면서 수출시장에도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크노기술이 세상에 막 알려지자 프랑스 듀퐁사에서 가장먼저 제의가 왔다. 1년 조건부 계약으로 듀퐁사에 기술을 제공 했다. 전국 백화점에서 라이프어패럴의 크노기술 라벨과 병행 부착돼 판매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와이셔츠의 깃과 소매의 빳빳한 패턴이 적용된 이후 30년 만에 탄생한 기술의 신기원임을 강조했다. 명품백의 위시리스트 궁극의 1위가 샤넬이라고 하지요. 드레스 셔츠의 명품화 길은 한국의 크노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을 우리 회사만 독점할 것이 아니라 국내 모든 셔츠 제조업체가 적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갔으면 한다. 외국의 바이어와 소비자들에게 ‘크노는 코리아, 코리아는 크노’를 인식시키자는 것이다.

크노기술은 대한민국의 손 기술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 과거 세계를 주름잡던 우리나라 봉제기술을 이제 기술력으로 업그레이드해 또 다시 신흥국과 격차를 벌려놓자는 거다. 지난연초 伊 업체에서 150만장 주문을 받았으나 정중히 거절 했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당국에 ‘크노’상표권을 등록해 권리를 보호해주겠다고 정 회장에게 약속했으나 정 회장은 수출 계약을 일단 보류시켰다. 당장 150만 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이탈리아의 한 업체에게 곧바로 독점 공급할 이유가 없었다. 크노기술을 더 알리기 위해 현지 여러 업체들로 하여금 경쟁에 뛰어들게 했다. 이 회사의 제휴 시도를 알아차린 다른 업체로부터 연락이 오고 있다.

정근호 회장은 크노셔츠 이전에 시스템오더(시스템양복)의 주인공이다. 라이프어패럴은 이미 시장에서 ‘시스템양복’으로 유명세를 떨쳐왔다. 시스템양복은 컴퓨터 시스템으로 수요자의 양복을 맞춤 제작한다. 양복 공정의 경우 일반적으로, 고객 방문→치수재기→시침질(가봉)→(2~3일 소요)→(중가봉)→제품 완성 등 3~4단계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시스템주문은 다양한 패턴 중에서 고객의 체형에 맞는 스타일을 컴퓨터가 찾아낸 뒤 소매와 품만 줄이는 정도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제작 과정이 간단히 끝난다. 공정과 시간이 기존 방식보다 단축되다 보니 인건비가 줄면서 제품의 값이 매우 저렴하다.

시스템 양복은 20년 전 미국과 일본 현지에서 업계를 시찰하고 나서부터다. 당시 미국의 유명 A제품 X제품이 대량생산으로 나오는 것을 보는 순간 우리가 해오던 손기술로만으로는 따라잡기가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라이프어패럴은 현재 300개의 패턴을 DB로 구축해 놓고 있다. 즉 300개의 ‘매우 구체적인’ 샘플 안에 모든 사람의 체형과 스타일 패턴이 들어있다. 상당수의 업체에서 ‘시스템오더’를 도입하고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패턴 수에 따라 명암이 다르다.

정근호 회장은 우리나라보다 중국에서 더 알아주는 한국 섬유·패션계의 VVIP다. ‘中-韓 경제인연합회’와 소통하며 중국의 전·현직 장관 및 각 성의 중요간부, 각종 경제단체와 활발한 교류를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정회장에게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꿈은 지구촌 남성들이 멋들어지게 입은 셔츠, 누가 봐도 한 눈에 크노임을 알 수 있게하는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주름 잡을 크노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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