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봉제, 급성장 中 온·오프 의류 시장서 길 찾는다”
“韓 봉제, 급성장 中 온·오프 의류 시장서 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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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 동대문 시장 빼닮은 항주 의류 도매상가
대부분 동대문 도매 시장에서 수입…한류 절정
韓 소매 상가 2배 가격에도 날개 돋친듯 팔려

中 항주=정기창 기자 연착 중국 항주의 해방동로와 항해로의 2km에 걸쳐 형성된 항주 의류 도매시장에는 3만5000여개의 점포가 밀집돼 있다. 중국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 중의 하나로 점포 권리금만 최소 1억원에서 비싼 곳은 수억원에 이르고 연간 의류 거래량은 1000억 위안(약 180조원)에 이를만큼 의류 유통의 집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쓰지청(四季靑)’도 이곳에 있고 가장 오래된 도매상가로 유명하다.

이 곳 도매 상권의 4개 점포에서 한국 의류를 위주로 도매업을 하고 있는 왕후안농(Wang Huan Nong) 사장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옷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한국 동대문 도매 시장을 한달에 최소 2번 정도 방문해 한국 옷을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맥스타일(Maxstyle)이라는 브랜드로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신상품이 입고되고 주인이 판매를 시작하자, 주변에 모여있던 중간상들이 몰려들어서는 싸우듯이 엉켜 경쟁적으로 옷을 쓸어담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동대문 시장이 최전성기를 누리던 80~90년대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 듯 했다.

동대문 시장에서 수입해 온 옷들도 자주 눈에 띄였다. 지난 10월25일 항주 도매 시장을 방문한 준패션(여성복 봉제)의 이은준 사장은 “동대문으로 보자면 중급 수준의 옷들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어 놀랐다”며 “동대문 소매 판매가의 약 2배 정도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집어든 핑크빛 도는 A라인 스커트의 경우 동대문 소매가는 3~4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데 여기서는 약 7만원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이 사장은 “물류, 통관비를 감안하더라도 봉제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공급할 경우 기존 제품 대비 월등한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곳에서 걸어서 약 20분 정도 떨어진 사계성좌(四季星座)는 온라인 도매 상가로 1층에서 21층까지 온라인 도소매를 하는 점포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건물 입구 1층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한 곳당 수십명의 구매상들이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 통로는 옷보따리와 사람들이 뒤엉켜 길을 지나가기 어려울만큼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기자는 1층에서 3층까지 올라가는데 중간에서 열번 이상,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했다.

왕피왕과기유한공사의 쭝후이궈 대표는 지난 2007년 오피스텔이던 이 상가를 매입해 처음으로 온라인 도매상가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당시 1~5층을 매입해 20개 업체를 입주시켰고 현재 200개 온라인 도매 업체가 들어서 있다. 그는 “지금은 400개 업체가 입주를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뜸했다.

여기서 옷을 구매하는 중간상들은 미리 인터넷으로 물건을 발주하고 택배로 받거나 직접 와서 옷을 가져가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 수량을 결정하지만 옷의 색상 등 하자를 체크하거나 여러곳에서 소량씩 주문한 옷을 취합해 한꺼번에 가져가기 위해서다.

“한국 상인들 친절 마음 더 끌려”
‘KOREA STORM(韓國風爆)’ 왕후안농 사장

 

왕 사장과의 대화 도중, 상가 보안 관계자들이 3번이나 찾아와 제지하는 등 그와의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보안원을 피해 상가 바깥으로 나왔으나 계속해서 보안원이 따라붙자 부담을 느낀 왕 사장은 오후 1시30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중국 도매 상가는 디자인 카피를 우려해 상가내 사진 촬영은 물론 상인 취재도 엄격히 제한했다.

-도매 시장에서 팔리는 옷들은 주로 어디서 들어오나
▶7~8년전부터 의류 장사를 시작해 4년전부터는 도매만 하고 있다. 여성복 위주로 한국 동대문 도매시장과 중국 심천, 광주에서 물건을 가져온다.
동대문 시장에는 한달에 2번 정도 가는데 잘 팔릴때는 4번씩 가기도 한다. 한번에 15~20만 위안(2700~3600만원) 어치씩 구매한다. 동대문에서 산 옷은 인근 물류업체에 맡겨 가져온다.

-한국 옷에 대한 반응은?
▶한류 영향으로 중국인들은 한국 옷을 선호한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인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다. 동대문을 가면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기분이 좋아 한국과의 거래를 선호하는 (개인적) 경향도 있다. 디자인과 봉제 등 제품 퀄리티가 높아 인기가 높다.

‘중국의 300억 소녀’ 청년 사업가
‘사계성좌(四季星座)303’ 판제 사장

사계성좌 3층에서 남성복을 판매하는 판제(여, 24) 사장은 21세이던 3년전 30만 위안을 투자해 지금은 매일 수십만 위안의 매출을 올리며 떠오르는 청년 기업가로 성장하고 있다.

-주로 어디서 옷을 생산하나
▶대부분 항주 인근에서 생산하고 있고 일부는 광주에서 생산하기도 한다. 항주 부근에는 봉제 공장이 꽤 많다. 현재 3~4개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는 협력업체다. 직접 운영하는 공장은 한 곳당 100여명 정도 일하고 협력 공장은 30~40명 정도의 소규모이다. 고객들은 항주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온다.

-장소가 협소한데 사진이나 온라인 작업은 어디서
▶모델 등 사진 촬영은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 밖에서 한다. 현재 타오바오, T몰에서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하루에 얼마나 팔리나
▶11월11일 타오바오에서 절반 가격으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할때는 하루에 100~200만 위안의 매출이 오르기도 한다. 평소에는 하루 20~30만 위안쯤 된다.

-사업 목표는
▶타오바오에 치중돼 있는데 앞으로 비싸고 고급제품이 많은 T몰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현재 남성복을 하고 있는데 같은 복종 내에서 바지, 스웨터 등 다양한 품목으로 상품을 늘리고 싶다.

급팽창 中 의류 시장, “O2O(온·오프라인 통합) 마켓으로 내달린다”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접목…B2B·B2C 경계 허물어
지난달 24일 항주 천원(天元) 호텔에서 만난 왕피왕과기유한공사의 궈워(郭羽) 회장은 급성장하는 중국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의 단면을 이렇게 설명해 줬다.

“가까운 친구가 중국 4위의 택배회사인 순풍택배를 운영하고 있는데 하루에 700만 건을 배송한다. 직원이 16만명에 이르고 수송용 비행기만 30대에, 자가용 비행기도 갖고 있다. 그는 13년 전부터 모든 물품을 5일 안에 배송한다는 모토를 갖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중국 주요 대도시는 하룻만에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중국 국가 도메인 관리기관인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의 인터넷 발전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말 기준, 중국 인터넷 이용자 규모는 5.91억 명으로 2012년 말과 비교해 2556만명이 증가했다. 이중 인터넷 쇼핑 이용자 숫자는 2.71억명으로 지난 6개월간 11.9%가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중국 인터넷 업체들의 거래 횟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궈 회장에 따르면 중국 최대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작년 11월11일 자체 전자 상거래 연구 결과, 하루에 8600만 건이 거래된 것으로 발표했다. 타오바오는 올해 11월11일에는 하루 거래 물량이 1억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으로 치자면 남녀노소 전 국민이 하루에 2건씩 물건을 발주하는 셈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자 중국 IT 및 유통 기업들은 차별화 경쟁의 일환으로 기존의 B2B에서 B2C는 물론,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O2O(Online to Offline) 방식까지 개척하고 있다. O2O는 온라인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오프라인에서 소비를 완성하는 거래 방식으로 현재 중국 항주의 온라인 도매 상가가 적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전자상거래와 기존 유통경로를 통합한, 중국에 맞는 새로운 유통 방식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유력 경제인 모임인 절상전국이사회가 발간하는 월간지 절상(浙商) 7월호는 전자무역의 중심지인 항주에서 O2O 시스템을 도입한 왕피왕과기유한공사의 온라인 플랫폼 기사를 실었다. 이에 따르면 3~4년간 준비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왕피왕의 O2O시스템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의 서비스센터를 통해 의류 생산에서 도매까지 유통 판매에 관한 모든 산업 사슬을 개통시켰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좌우하는 ‘절상전국이사회’
‘불건전 거래·탈세’ 등 물의 일으키면 자격 박탈

절상이사회는 가입 요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왕피왕코리아에 따르면 이곳에 가입하려면 최소 5000만 위안(약 180억원) 이상의 개인 재산이 있어야하고 반드시 이를 은행 잔고로 증명해야 한다고 한다. 또 운영하는 회사의 연 매출이 1억 위안 이상이어야 하고 5년 이상 그 회사의 대표이사여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왕피왕과기유한공사의 궈워 회장은 절상이사회 서열 2위 멤버이며 이 회사의 최동원 이사는 절상전국이사회 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조선족뿐만 아니라 중국내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절상이사회에 가입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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