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컬럼비아 특허소송 기각
“나이키에 메가히트RX 응용 냉감기술
250만弗 수출 등 전략적 기술파트너 제휴”

융·복합 섬유기술 강자 벤텍스(대표 고경찬·사진)가 선진국이 주도해 온 아웃도어 기술력을 새로 썼다. 자체 개발한 아웃도어 기능성기술(메가히트RX)을 내세워 글로벌 스포츠 의류업체 컬럼비아 스포츠웨어사가 등록한 특허(옴니히트)를 무효화시킨 것. 그것도 1심(특허심판원, 2013년12월)과 항소심(특허법원, 2014년 8월) 승소에 이어 대법원 판결마저 최종 승소하면서 토종기술의 완승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구랍 24일 대법원(상고심)은 체열반사 기술과 관련 “특허(제1184872호)를 침해했다”며 제기한 컬럼비아 스포츠웨어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벤텍스는 대법원의 상고 기각에 따라 2013년 1월 컬럼비아 스포츠웨어사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경고장 발송으로 시작한 약 2년간에 걸친 법정공방에서 자체 개발과 함께 특허 등록한 메가히트RX 기술이 아웃도어의 기능성을 높이는 사실상 최신 기술이라는 판례를 남기게 됐다.

벤텍스의 대법원 최종 승소는 각별한 의미가 뒤따른다. 우선 한국의 섬유산업 기술이 섬유 선진국에 못지않다는 평가다. 차별화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의류업체의 특허까지 무효화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 또 앞으로 고부가가치 섬유수출의 기폭제 역할에 기대를 높이는 등 섬유산업 전반에 승소효과 확산이 맞물려 나간다.

신호탄은 이미 올랐다. 벤텍스는 지난해 8월 항소심에서 승소하자마자 미국 나이키사와 전략적 기술 제휴를 맺었다. 나이키사는 메가히트RX를 응용한 적외선 반사에 의한 냉감기술(아이스필RX)을 2016년 브라질 올림픽 공식 의류로 채택에 나섰다. 양 사가 체결한 계약 금액은 1차 250만 달러에 이른다. 벤텍스는 앞으로 광발열 기술까지 접목될 경우 나이키에 판매하는 금액은 연간 1000만 달러가 넘을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벤텍스는 섬유에 화학 바이오 의학 분야까지 접목해 아우르는 한국을 대표하는 융·복합 섬유기술 강자다. 1초 만에 마르는 섬유(드라이존), 태양광 발열섬유(히터렉스), 냉감섬유(아이스필), 체열반사섬유 (메가히트RX), 생체활성화 섬유(파워클러) 등 관련 특허만 70여개가 넘는다. 기술 특허로 무장한 벤텍스의 매출 또한 증가세가 꾸준하다. 2013년 252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에도 257억 원을 올리는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는 45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고경찬 사장은 “국제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허청의 IP R&D과제 수행에 나서는 등 체계적인 특허관리 시스템구축에 주력해 왔다”며 “이는 2년간 진행된 글로벌 특허분쟁에서 최종 승소하는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만의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의욕을 피력했다. 글로벌 융·복합 섬유기술 강자로 떠오른 벤텍스는 올해로 창립 16년 차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