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패션계에 또 다른 타격’ 우려도
고용노동부, 100여개 업체 검토 예고특정인·단체 겨냥 ‘마녀사냥’ 여론몰이 근절돼야
고용노동부가 지난 11일 의류, 패션 디자인 업체 등을 상대로 광역단위의 특별 근로감독을 할 계획임을 밝혔다. 고용부 근로개선정책과에서 100여개 업체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작업을 거친 뒤 본격적인 근로감독에 나설 것으로 발표했다. 이에 패션업계는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디자이너 및 브랜드사들에게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2013년 패션디자이너브랜드 실태조사에 의하면 직원 10인 이하의 영세규모가 전체 86%에 달하며 패션디자이너업체들의 84%가 평균 2.8명의 임시,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다.
본지는 최근 논란의 핵심사안이 된 ‘인턴, 수습’의 노동법상 지위보장과 처우개선에 대한 업계의 입장과 여론 수렴을 위해 오너, 업체대표, 학계, 취업예정자 등 27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다. 학계는 “패션계가 아무리 열악해도 도제식 관행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선배 디자이너들이 나쁜 관행을 만들어 놓고 정직원은 물론이고 인턴에 까지 어이없는 급여를 적용하는 것은 명백한 노동력 착취”라면서 “패션인턴과 신입의 최저임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정해져야 한다”며 노동부에서 법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업체의 대표는 “의류전공자를 고용해 가르치는데만 2년여가 걸리고 일을 할 수 있을때는 연봉을 올려 타업체로 가버리니 이런 상황이 연출 된 것”이라며 “청년인력들의 마인드나 직업관도 바뀌어야 하지만 터무니없는 임금체계를 암묵적으로 인정되면 안된다”고 언급했다.
모 컨설턴트는 “패션계열학과가 인구대비 한국이 엄청나게 많고 인력을 과다 배출하다보니 타 산업계에 비해 열악한 구조가 형성된 것”이라며 “학교에서 들이밀기식 인턴제도부터 없애야 한다”고 강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대학에서 취업성과로 교수들의 역량을 평가하다 보니 모 대학의 경우 “고용보험비를 내 줄테니 이름만 올려달라”며 디자이너나 브랜드사에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인턴이나 수습은 기간을 정해두고 정식직원으로 채용해 정당한 대우를 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노동을 착취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 생산과 판매현장 등에도 이러한 관행들이 널리 퍼져 있지만 현실적으로 급속한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전 업계가 이번 명예실추를 기점으로 쇄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물꼬를 터야 하며 그 과정에서 특정인이나 단체, 산업을 대상으로한 부문별한 공격은 근절돼야 할 것”이라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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