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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시장이 동대문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지방
각 도시 분점 또는 유사한 형태로 급팽창하고 있다.
서울을 벗어난 수도권지역에서만 시마(부천), 명동종합
도·소매 상가(구리시) 등을 비롯해 르네시떼, 밀리오레
부산점(이상 부산), 메가 폴리스(청주) 등 지역적으로
이들 동대문 시장의 유통 형태를 그대로 도입하는 상가
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상가들은 상품 가격은 시장 수준에 맞추고 품질
과 서비스는 일반 백화점에 버금가는 품격을 지양하면
서 활동 범위를 날로 넓혀가고 있다.
마케팅 방법 또한 과거의 획일적인 홍보와 판매 전략에
서 탈피, 연예인 마케팅을 도입하는가하면 이벤트 경품
내용 또한 날로 거대화하고 있다.
덕분에 요즘 패션을 주도하는 신세대들은 열명중 7∼8
명은 재래시장(엄밀히 재래시장이라는 개념은 넘어섰지
만) 방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백화점을 이용하던
백화점 지향적 고객들도 점차적으로 이들 시장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많은 유혹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
다.
옷 마무리나 원단 수준은 미흡하지만 디자인이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큰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로서는 값싼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업계, 업체간 경쟁으로 서비스 또한 강화되고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는 반길만한 사
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들 대형 쇼핑몰의 등장으로 그
늘이지는 곳도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소위 386을 비롯한 이전 세대들은 동네 골목골목에서
조그마한 양품점이나 이름없는 옷가게에서 어머니가 사
주신 옷을 입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엄밀히 말하면 동대문식의 대형 쇼
핑몰들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과 가장 근거리에서 우리
의 옷거리를 판매해 오던 중소 매장들이 자취를 감추었
다. 동대문 시장 도매 상인들은 올들어 수도권 및 지방
중소 매장 고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걱정이다.
대형 매장 고객들보다는 이들 중소 매장 고객들이 반품
률이나 결재측면에서 더 신용할만한 알짜 손님들인데
이들이 줄어 점포 운영에 많은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결국 도매 상가들도 신 유통형태 등장의 시발이 된 밀
리오레나 두산타워와 같은 소매 지향적 상가 운영을 꾀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들 도매 상가들이 정말로 소매 상가로 전
환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대세다. 각자 나름대로의 산업 분담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기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