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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전통문화의 추억
39년생인 나는 그 옛날 할머니집 농장서 신파극을 기억한다.
전주에서 유명한 기생들이 인력거를 타고 내려오고 동네사람들이 몰려와 요즘 말로 소위 소리와 패션을 중심으로 문화를 즐기던 시절.
전주천 천변 냇가에는 한다하는 소리꾼들의 모임의 장소였다.
한창 재미있는 부분에서 이야기를 매정히 끊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소리꾼들의 토막이야기…감질이 난 전주의 양반들은 집안 여자들에게 판소리 대목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샘물로는 일일이 씻어낼 수가 없는 나무각본을 만들기 위해 천변을 끼고 수많은 인쇄소가 서게되었으며, 여기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주 완판본이 나왔다.
전주의 유명한 지승공예 발달도 그의 한맥락.
방각본 한글 소설의 출판물이 47%라는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곳에 개화기 시대에 소설을 읽을 수 있는 독자층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을 크게 벌려 말을 크게 하지 않는 것도 정서적으로 안정되었던 전주사람들만의 특징이다.
전주사람들을 상징하는 솜씨, 맵씨, 말씨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발전해 온 것이다.
그러나 그 높았던 전주의 자존심과 문화는 물질위주의 가치관에 휘말려서 지금까지 빛을 못본채 살아왔다.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한 전통은 더 이상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을 외지로 외지로 내몰았다.
그리고 불과 얼마전까지 이곳에서 패션에 대해 잠시만 운운하면 사람들은 웃었다.
인프라가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되어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것도 명백한 이유다.
패션문화진흥원 설립 추진의 배경.
때마침 정부시책도 지방분산화로 가고 있고, 세계는 지금 문화전쟁시대다.
한옥마을, 판소리, 최명희 문학관과 박유신 복식박물관등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키우고, 할일은 너무나 많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전혀 세계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통코드 즉, 패션성이 부족하다는 것. 물론, 서울과의 차이가 없을 수는 없지만, 전주는 보다 세련되어져야 한다.
다른 도시 어느 도시보다도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고답적이고 텁텁한 느낌을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외국의 사례등은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고, 가장 전주에 맞는 다른 도시와 차별화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마치 유럽의 전통문화도시가 주는 정돈된 모습으로 전주만의 느낌이 필요하며 그것은 반드시 패션으로 포장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이제 이에 대한 당의성을 시에서 인정받아 전주패션문화진흥원설립에 대한 사업 포럼이 실시되게 되었다.
이것이야 말로 정부 혁신 클러스트에 맞는 지원사업이자, 산학연관이 연계될 수 있는 지연산업이다.
뭔가 집결하면. 관광문화 특구에 맞는 한국형 패션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바로 패션문화 진흥원의 설립의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