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주요 기업들이 본격적인 감원에 나선 가운데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등 내 4대 그룹이 잇따라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시중에 나도는 30% 감원설과 관련 “사장과 임원, 사원 등을 포함해 그룹이나 회사 차원의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며 “평소대로 통상적인 인력 조정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기는 기회와 같이 오기 때문에 기업이 기초를 다지고 몸을 사리더라도 동시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소니 도시바 등 해외 업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선도기업인 삼성이 인위적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GS, 롯데, 한화 등 다른 주요 그룹들의 향후 인력감축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대·기아차그룹도 인력 감축설과 관련 “실적 부진자와 인사고과 최저자 등 예년 수준의 자연 감소 외에 임직원에 대한 인위적인 감원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이와 관련해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계열사별로 보직변경 또는 퇴직자 등을 선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일부 계열사에는 이미 퇴직 대상으로 거론된 당사자들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경영악화를 들어 인위적으로 감축 규모를 정하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지난달 계열사 사장들과의 컨센서스미팅에서 “경기가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거나 기존 인력을 내보내선 안 된다”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사장들에게 전달했다.
SK그룹도 지금의 경제위기 때문에 인원을 대폭 감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회장이 “경제위기 상황이 끝났을 때를 대비해 앞으로 경영계획을 짜라”고 강조한 것처럼 SK는 현재의 위기를 투자와 우수 인재를 늘리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국내 4대 그룹이 이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자제키로 한 것은 무엇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상호 고통분담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