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A Collection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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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발상·의외의 발견 ‘기성과 신진’어우러진 쿠튀르쇼

      숨쉬는 것도, 모델의 움직임도, 소재의 사각거림도 느껴지는것이 ‘살롱쇼’의 묘미인 듯하다. 뿐만아니라 컬렉션을 막 끝낸 피날레 무대에서는 디자이너의 표정까지도 읽을 수 있다. 반면 동선의 한계로 인해 연출이나 전체적인 의상무드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결함도 있다. 8명의 한국대표 정상급 디자이너와 3명의 톡톡튀는 발상과 감성의 신규회원들이 어우러진 3일간의 SFAA서울컬렉션이 성료됐다.

      허환, 이정은, 손성근은 사실상 신진이라기 보다는 실력을 입증받은 기성에 가깝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유감없는 실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데뷔무대를 가진 유혜진의 새로운 발견과 함께 박윤수 디자이너는 신규 런칭하는 아웃도어 라인을 컬렉션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 디자이너그룹 컬렉션은 내년 S/S의 트렌드를 SFAA만의 예술적 해석으로 작품화함으로써 그룹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게 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신장경 SFAA 회장은 “두 번의 살롱쇼를 통해 SFAA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내년에는 좀 더 다른 형식과 방향으로 컬렉션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젊은 디자이너의 발굴은 SFAA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신장경, 단순성의 미학 극대화
      디테일을 최대한 배제한 단순한 라인에 박스 스타일의 중성적인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면서도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검정과 흰색을 기본 컬러로 사용해 단순성을 극대화시켰으며, 환경친화적인 소재에 중점을 두었다. 스트라이프를 중심 패턴으로 사용했지만, 스트라이프 자체도 흑백의 조화를 기본으로 풀어 일관성을 유지했다.

      박동준, 기능적 엘레강스표현
      남성복의 요소들을 활용, 활동성을 강조하면서도 여성적인 엘레강스를 잃지 않았다. 몬드리안의 회화를 응용한 프린트는 하늘거리는 소재에 깊은 색감으로 표현하고 이를 몇 겹으로 레이어링해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역설의 미학을 보여주었다. 리본이 장식적 요소로 많이 활용됐으며, 허리 라인을 강조해 여성적인 곡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실루엣을 선보였다. 울과 린넨, 시폰, 레이스, 레이온 소재에 흰색과 파랑, 회색, 빨강, 오렌지, 노랑, 검정 등의 색상이 많이 쓰였다.

      허환, 컬러는 단순하게, 디테일은 화려하게
      첫 컬렉션임에도 불구하고 개성과 주제에 대한 일관된 접근이 돋보였다. 지퍼는 기능성 뿐만 아니라 장식적 요소로도 쓰이면서 가장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했다. 금속 지퍼와 금속 장식들의 화려함이 색상의 단순성을 뛰어넘는 요소였으며, 커팅의 묘미를 다양하게 구현했다. 면과 울, 시폰을 중심 소재로 사용하고, 흰색과 검정, 베이지를 기본 색상으로 활용했다.

      박항치, 슬림라인· 역동성 강조(춘풍春風)
      슬림한 라인을 기본으로 A라인으로 퍼지는 실루엣이 중심을 이루었다. 하늘거리는 소재에 화려한 컬러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길이는 전반적으로 길어져 무릎 길이나 발등까지 내려가는 길이가 많았다. 세련된 캐주얼 정장으로 도시적인 감성을 살렸으며, 평상복은 스포티하게 표현됐다. 컬러는 회색조와 흰색 및 검정을 메인으로 사용하면서 오렌지와 베이지 등을 포인트로 활용했으며, 실크와 린넨, 코튼, 시폰 등이 주로 사용됐다. 테마는 ‘春風’.

      루비나, 샤넬라인 여성미강조
      샤넬 라인이 깊이 있는 컬러와 여성미를 돋보이게 하는 실루엣으로 재해석됐다. 망사 이너나 아우터로 레이어드되거나 다른 소재에 트리밍되는 등 가장 중요한 액센트로 부각됐다. 광택감이 강조됐고, 소매는 풍성해졌으며, 수작업으로 제작한 술 장식의 드레스는 오트쿠튀르적 감성을 보여주었다. 장식적인 요소는 최대한 배제해 라인 자체의 아름다움을 살렸다. 네이비가 중심 컬러로 등장했고, 와인, 핑크, 옐로, 오렌지, 실버, 블랙, 화이트, 코발트 블루 등의 컬러가 사용됐다. 소재는 메시 소재를 비롯, 실크와 시폰, 레이온, 면, 린넨, 가죽 등이 선보였다.

      라바우먼 by 이정은, 원초적 본능 아프리카적 모티브로
      비치는 가벼운 소재를 주로 사용했으며, 다소 무거운 소재는 최소한으로 줄였다. 길이는 대부분 히프를 겨우 덮을 정도로 짧았으며, 팬츠는 피트됐다. 레오퍼드 패턴이 중시됐으며, 망사 스타킹과 킬힐이 섹시함을 강조하는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블랙과 그레이, 화이트로 이어지는 무채색 계열의 컬러에 브라운과 레드 등이 액센트 컬러로 쓰였으며, 가죽과 실크, 시폰소재를 기본으로, 니트가 포인트로 사용됐다.

      손성근, 남성복 정형성 뒤엎어
      때때로 정형화된 틀을 깨는 파격으로 새로움을 시도했다. 소매를 뜯어낸 것 같은 자켓이나 솔기를 드러낸 셔츠, 재봉선을 흰색 테이프로 가린 자켓, 드레스셔츠를 변형해 스커트처럼 레이어드한 하의 등은 남성복의 정형성을 탈피하는 아이템으로 활용됐다. 바짓단은 유선형으로 앞뒤 길이를 달리해 새로운 라인을 선보였다. 검정과 회색, 흰색을 주조로 사용하되 그린이나 라이트 브라운 등이 액센트로 쓰였다.

      김동순, 편안한 라인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여행자의 발자취를 편안한 라인으로 풀어냈다. 매듭이나 술 장식, 비대칭의 커팅 작업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컬렉션을 선보였다. 민속적인 요소들이 다양하게 반영됐으며, 프린트가 다양한 컬러와 패턴으로 등장했으며, 색조는 깊었지만 가벼워졌다. 서로 다른 소재의 믹스매치나 레이어링이 강조됐다. 성글게 짠 니트 느낌의 울 소재나 면, 실크, 레이스, 레더, 새틴 등이 사용됐으며, 흑과 백, 회색 톤의 무채색 계열에 옅은 청색이나 브라운, 빨강 등이 포인트로 쓰였다.

      설윤형, 다양한 소재의 믹스매치
      다양해진 컬러와 패턴물들로 봄의 여심을 표현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라인들은 경쾌했으며, 다양한 소재의 믹스매치는 의외성을 통한 컬렉션의 재미를 더했다. 허리선이 특히 강조돼 허리 밴드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보일 만큼 길어졌다. 벨트 또한 폭이 넓거나 버클이 큰 것을 사용, 허리 라인을 강조했다. 팬츠는 대체로 통이 넓어졌고, 스커트는 무릎 길이가 많았다. 실크와 울, 면, 레이온 등이 많이 쓰였으며, 비비드 컬러를 주조로, 흰색과 검정 등이 포인트로 등장했다.

      유혜진, 미니멀 드레스 커팅의 묘미
      쿠만 오은환의 디자이너 유혜진은 다양한 커팅의 묘미를 보여주었다. 여러가지 기하학적 형태로 커팅된 드레스들은 자칫 조잡해 보일 수 있는 실루엣을 절제된 라인으로 커버해 균형을 유지했다. 커팅된 실루엣 사이사이에는 시폰을 트리밍했다. 패턴은 마치 꽃이 핀 듯 눈이 쌓인 나뭇가지의 모습을 프린트로 표현했다. 전 시즌에 이어 다양한 컬러의 조명을 단 LED 드레스도 선보였다. 실크와 옥스포드, 시폰, PVC 등이 소재로 사용됐으며, 화이트와 블랙, 실버 등이 그린과 옐로 등과 함께 쓰였다.

      박윤수, 아웃도어 피플러스(P+)런칭
      디자이너 박윤수는 현대홈쇼핑과 손잡고 새롭게 런칭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피플러스(P+) 컬렉션을 선보였다. 아웃도어 웨어의 기본 특성인 기능성에 디자이너의 감각을 접목시켜 지속적인 성장 시장으로 분류되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바람몰이를 목표로 하는 피플러스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라인과 편안한 감성의 실루엣으로 눈길을 끌었다. 패션성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에 방점을 찍었으나, 몇몇 아이템에서는 패션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 이영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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