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올 섬유수출 적자 원년 꼬리표 다나
[한섬칼럼] 올 섬유수출 적자 원년 꼬리표 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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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 같았던 섬유 흑자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섬유수출이 물먹은 하마 마냥 축 늘어진 채 갈피를 잡지 못한 탓이다. 자칫하면 올해가 무역수지 적자 원년의 해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섬유수출 흑자규모는 1.7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는 다행스럽다. 연초 들어서자마자 1·2월 섬유수출 누적적자는 2.3억 달러에 달했다. 3월부터 수출시즌을 맞아 겨우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수출 모양새는 기대 이하다.

월별 섬유수출 역성장세가 6개월 연속 이어갔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다. 6개월 연속 역성장은 섬유수출 역사에 유례가 없다. 그렇지만 꺾인 성장세의 굴욕은 여기서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올 5월 수출 역시 큰 성장세를 낙관하기가 힘들다. 역성장의 질주가 어디쯤에서 멈출지가 이제 초미의 관심사다. 연중 최고 수출시즌에 직면한 한국섬유산업의 현주소다.

올들어 지난 4개월간 섬유수출 규모는 47억46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전년동기 대비 무려 9.4% 줄었다. 원인은 중국의 섬유류 수요 감소와 선진국 경기 회복 지연과 맞물렸다. 여기에 저유가 지속과 유로화 가치 하락 등이 더해졌다. 수출을 이끌어야 할 근본 동력 모두 지리멸렬하다. 문제는 당분간 이 상황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초점이 모아진다.

고개가 꺾인 섬유수출은 당장 규모도 문제지만 내용은 더 비참하다. 작년 3월 기준 섬유류 수출 평균단가는 kg당 5.78달러였다. 그러나 올해는 kg당 5.28달러에 불과하다. 1년 만에 평균단가가 무려 8.2%나 떨어졌다. 평단 하락은 저유가 영향을 받은 원료가격 하락과 무관치가 않다. 면 모 등 천연섬유보다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화학섬유 수출비중이 높은 탓이다.

中수요 감소, 선진국 경기 회복 지연에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역성장만

올 4개월간 흑자규모 겨우 1.7억 달러

꺾인 성장세 멈출 기미 없는 게 큰 문제

3000억 달러 누적 흑자 전통 ‘빨간불’


섬유수출 환경이 나빠진 것도 역성장 수출기간 늘리는데 힘을 보탰다.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 축소와 맞물려 나간다. 원단 등 중간재 수입 감소는 이의 연장선상이다. 특히 중국내 수요 감소는 앞으로 섬유수출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지난해 중국 섬유수출 비중은 15.8%에 달했다. 그렇지만 중국내 생산기반 확대와 주요 수출품 직편물류 개발능력 향상이 맞물려나가 향후 수출확대에 걸림돌이 될 게 불 보듯 하다.

여기에 유로화와 엔화의 가치 하락은 불붙은데 기름을 들이붓듯 수출경쟁력을 앗아낸다. 대부분 선진국 시장 의류용 소재로 사용되는 한국산 섬유류가 선진국 제품과 충돌하면서 가격경쟁력의 한계를 절감한다. 반면 대만의 직물경쟁력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한 수 아래로 봤던 중국의 추격은 이미 가속도가 붙었다. 6개월 연속 섬유 수출 역신장 단상은 제품만 뛰어나다면 하는 아쉬움만 더욱 짙게 한다.

섬유수출 규모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150억 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올해 수출목표 역시 160억 달러 돌파다. 4년 연속 160억 달러 돌파를 외치지만 현 상황으로 봤을 때 올해도 이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더 큰 문제는 3000억 달러 누적 흑자수출 전통마저 위협받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섬유수출 흑자규모는 1998년 사상최대인 140억40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섬유수출 무역수지는 겨우 12.8억 달러 흑자였다. 98년에 비해 흑자규모가 무려 90% 이상 줄었다. 지난 4월까지 1.7억 달러 흑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섬유수출은 5.1억 달러 흑자라는 계산서가 나온다. 지난해의 50%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이도 단순셈법에 불과하다.

섬유수출 최고 시즌을 맞고서도 3월 1.5억 달러, 4월 2.5억 달러 흑자규모에 그쳤다. 수출 절정의 달 5월 역시 밝지가 않다. 섬유 수출은 6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무려 3개월간 비수기에 들어간다. 올해가 섬유수출 적자 원년이라는 꼬리표를 달지 심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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