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삼성그룹은 두 달간 주말과 공휴일 출근시 반바지를 입는 복장 간소화 정책을 시작했다. 좀 더 편안하고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가 대두되면서 실용적인 오피스룩을 제안하는 남성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딱딱하고 클래식한 디자인보단 밝은 색감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도 있다. 하지만 어딜가나 정도는 있는 법. 너무 과한 오피스룩은 제 살 깎기에 지나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동네 ‘아저씨 룩’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격식’과 ‘기품’은 비즈니스맨으로서 놓치지 말하야 할 덕목 중 하나. 품격도 잡으면서 편안함도 잡는 반바지 비즈니스 룩을 소개한다.
제일모직(패션부문 대표 윤주화)은 비즈니스룩에 어울리는 반바지로 적당한 실루엣과 길이감을 고려했다. 무릎이 살짝 보이는 기장과 몸에 적당히 달라붙는 스타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색상도 무채색보다는 화이트와 블루, 네이비로 시원한 청량감을 살렸다. 특히 가벼운 자켓은 잊지 말아야 할 필수아이템이다. 화이트와 네이비 등 무난한 색상 반바지를 선택했다면 밝은 파스텔톤 혹은 모던한 베이지 색상 자켓이 잘 어울린다. 잔 체크 스타일로 블루와 네이비, 레드 등 독특한 컬러를 매치하는 것도 좋다.
반바지의 밑단을 접어서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것도 좋다. 단정하고 댄디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제격이기 때문. 빨질레리 이지영 디자인 책임자는 “리넨 소재 반바지와 자켓, 티셔츠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시원하고 편안한 것도 중요하지만 TPO에 맞게 입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바지에 꼭 피해야할 아이템도 있다. 딱딱한 구두와 드레스셔츠, 양말 등이다.
반바지엔 로퍼와 보트 슈즈, 캐주얼한 단화를 신는 것이 좋다. 반바지에 블랙 구두를 매치한다면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이 연출될테니 조심하시길. 특히 양말은 절대 금물이다. 발목 양말이나 페이크 삭스를 신어야지만 진정 센스있는 쿨비즈 맨으로 등극할 수 있다. 셔츠도 루즈한 핏에 스트라이프, 체크 패턴이 가미된 디자인이 좋다. 갤럭시라이프스타일 손은영 디자인실장은 “반바지를 입을 때 위 사항만 준수한다면 실패할 확률은 극히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회장 박성철)의 ‘지이크 파렌 하이트’도 포멀함과 캐주얼을 넘나드는 반바지 아이템에 주목했다. 컬러와 패턴을 달리해 트렌디함을 살렸다. 짙은 회색과 리넨 소재가 조화된 반바지는 군더더기 없는 ‘정석남’의 느낌을 그대로 반영했다. 톡톡튀는 개성을 표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도트 패턴이 가미된 반바지도 출시했다.
정두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반바지는 길이에 따라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며 “같은 헤어스타일과 상의에도 반바지 하나만으로 전체적인 느낌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 각양각색의 반바지로 사내 여직원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는 비즈니스맨으로 등극하시길.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