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韓섬유가 글로벌 C-0시대 열었다
[한섬칼럼] 韓섬유가 글로벌 C-0시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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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유기술이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사례가 나와 큰 관심사다. 그것도 환경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검증을 받아 앞으로 역동적인 수출에 기대를 모은다. 본지는 지난 3월 7일자로 “브리즈텍스 공급원단엔 과불화 화합물 PFC(Per-& poly-fluorinated chemicals, 이하 PFC)가 없었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썼다. 반향은 컸다. 방수 방오 기능 발현과 관련 기존의 관념을 깼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 나아가 PFC를 대체하는 새로운 물질의 발견과 이미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까지 덧붙여졌다.

섬유 수출시장이 갈수록 척박해지고 규제의 벽이 높아져 가는 시점에 새로운 섬유기술 개발은 신 시장을 열어가는 새 이정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섬유 생산은 인간과 환경의 조화가 절대적인 트렌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적 환경검증은 한국의 섬유기술과 섬유산업 전반에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기대를 드높인다.최근 국제 환경 지킴이 그린피스가 세계 유명 아웃도어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PFC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한 섬유업체가 공급한 제품에서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자켓 바지 신발을 비롯 장갑 텐트 침낭 배낭 등산용 밧줄에 이르기까지 아웃도어 관련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19개국에서 40개 제품을 구매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 고작 10%인 4개 제품에서만 PFC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중 1개 제품이 한국의 브리즈텍스가 공급했다는 데 시선이 꽂힌다. 그러나 근본 문제는 조사대상 아웃도어 제품 대부분이 컬럼비아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마무트 잭울프스킨 노로나 하그로프스 아크테릭스 블랙야크 살레와 바우데 등 이름만대도 알만한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한다. 아웃도어 제품을 통해 인간에 유해한 물질이 버젓이 전이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놀랍다.

그린피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40개 제품
환경유해 과불화 화합물 PFC 검사 결과
한국 브리즈텍스 공급원단 검출없어
韓 섬유기술 글로벌 트렌드 이끄는 큰 사례
이제 세계는 친환경시대 역행 시 설자리 없어

아웃도어 시장에 과불화 화합물 PFC 경계령이 떨어졌다. PFC는 방수성과 방유성이 뛰어나 섬유와 가죽제품을 비롯 다양한 소비재와 산업 공정에 사용된다. 잘 알려진 사례가 테프론으로 불리며 주방용품의 논스틱(non-stick) 코팅제로 사용되는 불소계 폴리머 PTFE다. PFC는 잔류성이 매우 높다. 한번 배출되면 분해가 어려워 오랜 시간 머무르고 장거리 이동도 가능하다.

또 체내에 축적되는 특성으로 수생 육생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혈액과 모유에서도 검출되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린피스 독일 사무소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지의 호수나 눈뿐만 아니라 북극곰의 간에서도 PFC가 검출됐다는 조사보고서까지 냈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생식기능을 저하시키고 암세포 증식을 유발하며 호르몬 체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알렸다. 이제 환경에 역행하는 생산 활동은 설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다. 최근 섬유업체들의 생산 활동은 기능성 제고와 맞물려 나간다. 문제는 섬유 고유의 특성이 고기능성 발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손쉬운 화학적인 처리가 뒤따른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다. 기능성을 높이는 수단이 인간에 나쁜 영향을 준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가 않다. 최근 아웃도어 업계는 제품군을 아동용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문제는 미래의 주역 아동들에게 PFC 덩어리 제품을 강제하는 것은 도덕에 반하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아웃도어는 등산이나 야외활동 시 착용하는 의류와 제품이다. 운동과 건강을 위해 비싼 비용을 들여 아웃도어 제품을 구매했는데 유해물질 PFC 덩어리라면 앞으로 이 제품을 사겠는가?

최근 국내 섬유업계에서도 비 불소 사용바람이 거세다. 신한산업은 모든 생산제품에 C-8, C-6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대신 에코엘리트로 알려진 친환경물질을 발수제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리즈텍스는 이미 제품을 국제적으로 검증받았다. 한국 섬유업체들이 글로벌 C-0시대를 활짝 열어젖히는 데 앞장서 나가면서 한국섬유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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