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섬유류 수출은 전년 대비 10% 가량 줄어들며 10억불 안팎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위기의 해였다. 그러나 지난 3일 섬유센터에서 개최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국내 대표 섬유패션기업 오너들은 성장 드라이브 정책을 발판으로 위험을 기회로 삼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부도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산업으로 속도감 있게 섬유패션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화답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삼국지에 나오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后架橋)’를 언급하며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정신을 강조했다. 주 장관은 “작년에는 연 매출 1000억원의 대형 디자이너 브랜드가 탄생했고 온라인쇼핑몰 스타일난다는 8년만에 1000억을 달성했다”며 “올해는 작년에 비해 성장세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성과 중심의 집중지원, 융합플랫폼 구축, 수요시장 창출 등을 통해 섬유패션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당위성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탄소섬유, 스마트섬유, 물 없는 염색기술 등 핵심소재·친환경 공정 기술에 3500억원(2017~2021)을 투입할 계획이다. 6주 이상 소요되던 의류샘플 제작을 하루 만에 가능하게 하는 원데이(One-day) 서비스 같은 ‘스마트 패션의류 제조’ 등의 융합플랫폼 구축도 함께 추진된다. 주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라며 “국내 섬유 봉제분야 스마트 공장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성기학 회장은 지난 2년간 수출 부진을 언급하며 “착시현상에 빠져 자포자기하지 말자”고 지적했다. 성 회장은 “한국기업의 해외 매출을 합치면 330~350억불 정도 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에게는 엄청난 리소스(resource)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15년보다 지금이 더 좋은 상황이고 일본은 실업자가 없을 만큼 활황이다. 중국은 6.5% 성장했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는 수출이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체인의 핵심 역할을 선점하게 되면 세계 섬유패션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은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부응해 올 한해 ‘4차 산업혁명’을 따라잡는 다양한 노력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민은기 한국섬유수출조합 이사장은 “의류 패션 산업은 퀵 리스폰스(Quick Response)가 핵심인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적합한 업종”이라며 “조합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내부 연구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 이사장은 “우리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함께 논의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