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발병하는 뇌병변 장애인은 강직증상으로 인해 팔을 옷 소매에 넣는 단순한 일상 생활에도 큰 불편을 겪는다. 어디를 갈 때는 특수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고 겨울에는 관절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착용한 보조기 때문에 방한화마저 신을 수 없다. 지적 능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도 대부분 취업에 제약이 따르는 건 물론이다.
서울시가 이런 뇌병변 장애인이 자기 신체 특성에 맞도록 옷을 수선해 입을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리폼교육 이론과 실습 분야에 각각 10명씩 모집해 10월까지 진행된다. 이 교육을 받으면 장애인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구매한 옷을 스스로 자기 몸에 맞게 수선해 입을 수 있다. 봉제 기본에서 옷 길이와 통, 허리, 어깨 수선 방법까지 지도해 일상 생활이 불편한 뇌병변 장애인들의 일상 생활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교육 첫 날인 지난 11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의류기술센터에는 교육 대상자 20여명이 모여 현장 실습을 가졌다. 서울시는 장애인, 장애인 보호자를 우선 순위로 선발했다. 현장에는 오드람프(원단이 피부에 쓸리지 않도록 봉제할 수 있는 특수 장비), 다꾸미싱(고무줄을 넣는 장비) 같은 특종 장비들이 놓여 있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한 장애인 부모는 "일반인들이 입는 옷은 사소한 차이로도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큰 불편을 준다"며 "빨리 장비 다루는 법을 배워 우리 아이들 몸에 맞는 옷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열의를 보였다.
이번 교육은 서울시 지원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교육장소와 장비를 제공하고 의류제조 전문기업인 세진플러스가 봉제 실습을 가르친다. 세진플러스는 2015년 서울시 혁신형사업개발사업에 선정돼 노원구에 있는 정민학교에 장애인교복을 무상제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