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제품을 사겠습니까. 환경에 스토리가 있는 특별한 제품을 사겠습니까. 쓸모없는 폐차 가죽시트를 이용해 만든 가방을 사면 당신은 환경개선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
모어댄은 쓸모없는 폐차에서 뜯어낸 가죽시트, 벨트, 에어백을 사용해 쓸모있는 가방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업이다.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가치를 창출한다.
최이현 대표는 가방 브랜드 컨티뉴를 2015년 6월5일 환경의 날에 맞춰 런칭했다. 1년 만에 창업진흥원(KISED)이 개최한 대한민국 창업리그 전국예선에서 우수상을 받고, KPU창업경진대회에서 입상했다.
이후 2017하이 서울 우수 상품 브랜드어워드, K스타트업2016 등 윤리적 패션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직접 사서 백팩을 멘 사진이 SNS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강호동을 비롯한 연예인들이 직접 구매하면서 사회적 기업 스토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3억여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두 배에 달한다. 지난 5월에는 모어댄 백팩이 T커머스홈쇼핑(SK스토어) 채널 ‘유난희의 굿즈’에서 1~3차까지 완판됐다.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만난 최이현 대표(37)는 “컨티뉴는 폐차에서 나오는 가죽시트를 재활용해 만들어진다. 기존 패션이 갖고 있는 쓰레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한다.
■폐가죽의 변신
그의 창업 스토리는 영국 유학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는 리즈대학교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s) 전공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의 사회적 책임’ 석사논문을 발표했다. 자동차 내장재의 15%가 버려지거나 매립되고 전세계에서 매년 400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석사 논문에서 버려지는 가죽으로 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최 대표는 2013년 말 귀국 후 창업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죽 폐기물을 떠올렸다. 1 년 준비 끝에 컨티뉴(continue)와 새롭다(new)는 의미를 합쳐 ‘컨티뉴(CONTINEW)’를 런칭한다.
원단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은 5단계로 이뤄진다. 수거, 세척, 건조, 열코팅, 재단, 영양공급 과정을 거친다. 원단은 색깔과 패턴, 크기별로 분류된다. 한 모델의 가방이 출시되기 까지 4~6개월 걸린다. 샘플 디자인은 보통 3~6번 바꾼다.
초창기에는 수거에 어려움이 많았다. 올해 초부터 가죽 수거가 안정화됐다. 고양시 식사동 물류창고에 5~10톤에 달하는 원단이 보관돼 있다. 현대 자동차와 MOU를 맺었다.
■기능성 뛰어난 품질
“시대 흐름에 따른 차별화된 강점이 컨티뉴에 있다. 제품 디자인 뿐만 아니라 폐소재를 재활용하고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는 스토리가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이 되고 있다.”
고객들은 착한 제품에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가성비가 좋고 착한 소비를 하는 고객 호평이 이어져 재구매율이 높다. 컨티뉴는 런칭 8개월 후 백팩 100개를 판매했다. 사흘만에 다 팔렸다.
지난해 에어백 원단으로 만든 300개 가방은 일주일 만에 완판됐고 올해는 하루 만에 다 팔렸다. 모어댄은 제품단가를 낮추기 위해 효율성을 높인다. 초창기 9만9000원이던 가죽 슬링백은 5만90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메인 아이템인 가죽원단 가방이 25만원대다.
그는 자체 조사 결과 소비자가 23만9000원의 가격을 비싸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올드스트릿 메신저가방은 데일리 가방으로 실용성을 높였다. 이 가방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3차례 완판됐다. 샘플만 15번을 고쳤다. 무게는 가볍게 하고 자전거를 탈 때 흔들리지 않게 불편함을 개선해 나갔다.
최 대표는 모든 제품에 외부 디자인 뿐만 아니라 내부 기능이 얼마나 편리한가에 의문을 먼저 던진다. 그는 “윤리적 패션기업은 제품 퀄리티에 집중해야한다. 고객은 가방이 불편하면 우리 브랜드를 다시 찾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원재료는 저렴할 수 있지만 소재를 수거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인건비는 오히려 더 높다. 유럽 바이어는 퀄리티가 높다고 좋아했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고 저렴할 필요는 없다.”
■경단녀·탈북자 고용
모어댄은 경력 단절 여성과 북한 이탈주민자를 채용한다. 모어댄 기업비전인 ‘쓸모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바뀌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경력 단절 여성은 디자이너로 일하고 북한 이탈주민자는 매장에서 판매를 한다. 그는 “우리도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것이 도전이었지만 이분들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어댄은 지난 7월 20일 제주공항 면세점에 입점했다. 블랙야크의 나우 편집샵과 컨티뉴 자사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스위스, 프랑스 등 15개국 편집샵에 입점돼 있다.
“윤리적 패션은 시대 흐름에 맞는 스토리 차별화가 필수다. 디자인 차별화는 식상하다. 구찌가 알레산드로 미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영입해 다시 부각되는 것처럼 CD를 잘 영입하면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요즘 고객은 기능성이 뛰어나고 차별화된 스토리가 있는 기업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