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패션] 제리백 - “물 부족국가 우간다 어린이에 물가방 선물해요”
[윤리적 패션] 제리백 - “물 부족국가 우간다 어린이에 물가방 선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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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유학중 제3세계 사회적 문제 해결에 천착

제리백(JERRY)은 소비자가 가방 하나를 사면 도움이 필요한 아프리카 우간다 아이들에게 가방 하나를 기부하는 원포원(one for one) 방식을 모토로 출발한 기업이다. 여성공동체로 구성된 우간다스튜디오를 만들어 현지 생산한다. 한국 제품은 국내 전문기업에서 OEM 생산한다. 우간다에 일감 제공과 함께 아이들이 물통을 가방에 담아 편리하게 물을 나를 수 있도록 한다.

마실 물의 불공평함에 대한 인식,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 지역과 함께하는 디자인 실천을 컨셉으로 탄생한 브랜드다. 세계 2차 대전 때 많이 쓰던 휘발유통인 제리캔에서 따왔다. 2015년 7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4년 동안 3400개 가방을 우간다 아동에게 전달했다. 박중열 제리백 대표는 지금은 아이들이 타겟이지만 20kg 물을 나르는 청소년과 여성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있을지 고민 중이다. 장기적으로 우간다스튜디오가 자립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24일 서울 동대문구가 조성한 ‘사회적 경제허브센터’에서 박중열 제리백 대표(39)를 만났다. 박 대표는 핀란드에서 창업을 시작했다. 그는 홍익대학교 제품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핀란드 알도 디자인학교가 처음 개설한 ‘지속가능한 디자인’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자연과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윤리적 패션과 친환경 패션을 연구했다. 그는 사회적 이슈가 되는 제3세계 디자인을 논문에 적용하고 싶었다. 그때 우간다 출신의 논문 감독 슈퍼바이저가 우간다에 가보라는 제안했다.

그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 환경에 맞는 제품 디자인’ 석사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핵심은 제품디자인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논문에서 제품을 디자인해 판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통해 제품이 다시 업그레이드되고 순환되는 ‘서비스맵’을 제안했다. 졸업 후 ‘이 아이디어로 직접 사업을 해도 될까’라는 의문을 품고 1년 준비 끝에 우간다에서 제리백을 런칭했다.

우간다에서는 어린 아이와 여성들이 제리캔이라는 물통을 이용해 맨손으로 생활에 필요한 물을 운반한다. 국제 구호단체인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우간다 아이들은 하루 평균 1시간30분 동안 물을 긷는다. 20~30분정도 되는 거리를 이동해 5번 나른다.

박 대표는 아이들에게 물통을 넣을 수 있는 가방을 전하고 싶었다. 가방을 만들어 국제단체에 판매하자는 전략이었다. 전략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들은 우물을 파주거나 교육프로그램 지원으로 지역 커뮤니티가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의지나 마음처럼 가방 사업은 순탄하지 않았고 2년 동안 비즈니스 마인드가 부족했음을 경험했다. 패션 제품은 브랜드 밸류를 높이지 않으면 제품을 팔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은 상품을 업그레이드 해 퀄리티가 좋아지면서 우간다와 한국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은 네이버 해피빈에 3번 소개됐다. 목표의 571%를 넘어선 1715만원을 기록했다. 제리백은 작년 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는 전년대비 300%를 넘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지역과 사회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 대표는 “윤리적 패션에 소비자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제도적 지원은 늘고 소비자 의식은 높지만 아직 구매파워가 활발하지는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제리백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사용자와 생산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리백은 데일리백이나 여행용으로 좋다.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토트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을 담을 수 있어야 해서 방수기능이 더했다. 원단은 포장마차에서 많이 사용하는 폴리에스테르 원단 두겹으로 만들었다.

반사 리플렉트판을 넣어 운전자들이 아이들 위치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포인트 디자인을 추가했다. 국내 판매 제품은 대부분 캔버스 천을 사용한다. 앞쪽은 방수 코딩과 뒷면은 우레탄 재질로 보강했다. 디자인도 강화했다. 올해는 디자인과 제품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판매 제품 중 30%는 아프리카 천을 사용해 현장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 감성의 제리백은 일 년에 한 번씩 한정판매를 한다. 2018세렝게티 시리즈인 레드몬드와 반딧불이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협업으로 디자인 차별화에도 나섰다. 핀란드에서 활동하는 일본 텍스타일 디자이너 아오이 요시자와(Aoi Yoshizawa)와 아트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였다. 협업 제품은 동양과 유럽 감성을 담았다.

지난 4월 와디즈에서 하드쉘 백팩 볼드(BOLD)를 선보였다. 목표치 1364%를 달성해 2728만원을 팔았다. 볼드 백팩은 여행과 캐리어를 합친 디자인으로 심플하다. 내부는 캐리어처럼 13개 공간이 있어 10리터를 수납할 수 있다.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 튼튼하다. 가격은 중고가대인 15만8000원이다.

백 대표는 ‘어떻게 하면 재료나 프로세스를 아끼면서 우리가 보여주는 기능은 높일 수 있을지’가 제리백 디자인의 방향성이라고 말한다. 제리백은 필요 없는 것을 뺀 최소화된 재료로 실용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지역과 상생 협력해 생산 판매한다. 가방을 만들고 남은 천은 리빙상품을 만든다. 생산은 종로 자활센터에 일감을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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