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제정하고 올해로 30회
친환경 신소재의 시대 도래
민관단 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미래 新산업 역사 만들기 일조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강하며 실크보다 아름다운 섬유’ 미국의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사(DuPont)가 1938년 최초의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발표한 이래 각종 화학섬유가 개발되며 오늘의 섬유 역사를 만들었다. 1968년부터 폴리에스테르 등 화학섬유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섬유 산업은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1970년대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이상을 유지하면서 홍콩, 대만과 함께 섬유수출 빅3로 불리게 됐고, 1980년대는 중화학공업에 대한 우선 육성정책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주로 가격경쟁력에 의존해온 섬유수출은 비가격경쟁력 제공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경기가 아직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 ‘貿易情報 提供의 橋梁役’을 자처하며 1981년 창간한 週刊纖維(현, 한국섬유신문)는 1991년 현재의 ‘한국섬유·패션대상’을 제정했고 올해로 30회를 맞았다.
섬유패션 기업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우수기업 발굴을 목적으로 제정된 이 상은 이제는 명실상부 30년 역사의 업계 최고 권위와 위상을 가진 행사로 자리잡았다. 50년 이상 업력을 가진 기업이 손에 꼽히는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실로 위대한 역사다.
30년간 총 663개 업체가 수상했는데 수상업체 면면을 보면 한국섬유패션의 흐름을 어느정도 읽어볼 수 있다. 여러 차례 수상 이력이 있는 업체는 이미 중견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패션 대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도 다수 보인다.
초기에는 원단수출 염색가공 소재부문업체가 많았는데 2000년도를 지나면서 패션 유통업체 수상이력이 보인다. 2002년 형지어패럴(현, 패션그룹형지), 2005년 영원무역, 2006년 삼일방직, 2007년 ㈜마리오(현, 마리오아울렛) 수상은 섬유패션의 격변과 질곡의 시대를 같이한 셈이다.
불과 30년이란 시간 동안 지금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기에 만감이 교차하며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한국섬유신문이 1981년 창간사에서 바라본 섬유산업의 어려움은 현재에 이르러도 내용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어려움의 정도와 상황이 달라졌을 뿐 위기를 극복해 내야하는 건 우리의 몫이다.
국제경쟁요소가 가격 및 품질에서 첨단기술, 지식기반적 요소, 탄소배출권 등 온실가스를 조절하는 환경문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었을 뿐이다. 오늘날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섬유산업의 위상은 매우 중요한데 섬유와 관련된 산업까지 포함시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섬유산업 중 천연섬유 생산은 농업분야이고, 양모섬유 생산은 축산업분야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아크릴섬유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들은 석유정제산업이나 화학산업과 직접 관련되어 여러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산업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관련 산업종사자만 100만명이 넘는 한국섬유패션산업의 미래와 희망은 民·團·官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향후 산업의 흥망성쇠는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니다. 개별 기업의 서바이벌 전략, 관련단체의 창구역할 및 실질적인 지원, 정부가 산업을 바라보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향후 이정표가 될 것이다.
섬유패션산업은 대표적인 탄소배출 산업인만큼 환경을 배려하는 지속가능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배기가스 감축과 친환경적인 부분을 간과한 소재개발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최근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공동으로 ‘코로나 이후 섬유패션산업 새로운 희망과 도전’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것은 의미가 크다.
당장 무엇을 얻기보다는 民·團·官이 협력하여 거시적인 정책을 만들고 세밀하게 지속될 수 있다면 섬유패션의 미래도 실낱 같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그 누구도 역사를 바꿀 순 없지만 미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