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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프로젝트가 닻을 올린지도 1년. 역사적 사명을
품은 이 프로젝트는 이제 본궤도에 오를 2년차를 맞았
다.
그 동안 밀라노 프로젝트는 큰 기대 못지 않게 잡음 또
한 무성했다. 생산에서 유통까지, 중저가에서 고가로,
직물에서 패션·어패럴까지, 대량생산에서 차별화 생산
체제로, 산지구조를 바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게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의 골격이다.
이러한 과제타개는 누가 뭐래도 대구섬유산지가 이끌어
내야 할 목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기까
진 유연한 정책과 실행, 공감대 형성이 필수인 법.
추진 1년을 넘긴 밀라노 프로젝트도 이런 점에서 관주
도에 의한 한계가 속속 노출되고 있다. 밀라노 프로젝
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대구시가 사업 추진주체를 맡
아 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열성과 의욕
을 보였다. 이같은 관의 의욕과 열성은 과거 국내 어느
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높았다.
그러나 되돌아 본 1년은 밀라노 프로젝트가 결코 특정
기관의 의욕만으로 성공되기 힘들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먼저 대구시와 문희갑시장은 의욕과 열성에 걸맞
는 준비를 못했다는 평가다.
효율적인 추진과 시행착오의 최소화를 위해 추진위원회
(첨단섬유도시건설위원회)와 자문위원회(섬유산업발전
전략기획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최소한 지난 1년간은 빛
좋은 개살구였다.
추진위원장인 문희갑시장과 대구시, 그리고 추진위원회
가 밀라노 프로젝트 세부사업간의 연계성, 사업내용의
타당성 등을 심의, 원만한 사업추진을 이끌어냈어야 했
다. 그런데도 위원회는 소집에 인색하고 기능을 발휘할
기회도 갖지 못했다.
결국 산자부가 이들의 기본적 할 일을 꼬집고 나와 추
진위원회의 유명무실을 실감케 했다.
산자부가 꼬집은 핵심내용은 전문인력 확보미흡, 추진
율 부진, 계획성 미비 등. 이는 각 사업주체와 함께 대
구시도 똑같은 입장에서 지적받은 것이어서 향후 특단
의 방법과 전략이 강구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보인
다.
전략기획위원회 김승진위원(영남대 섬유공학과 교수)은
『어차피 대구시가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주체를 맡은
이상 전 섬유인이 나서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추진위원장이나 추진위원회는 밀라노 프로젝
트 추진과정에서 사업방향에 대한 최적의 해답을 구해
내지 못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섬유관련 단체장인 K씨도 『밀라노 프로젝트는 섬
유인의 열린 대화마당에서 열린 추진이 돼야 하는데 관
주도가 되다 보니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부터
라도 대구시가 좀더 치밀한 계획을 수립, 의욕에 걸맞
는 추진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의 전시행정과 단체·업계의 목표의식을 바탕으
로한 협조마인드 부족도 큰 걸림돌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두차례에 걸친 밀라노 프
로젝트 중간성과를 발표하면서 18%, 20%라는 이해 못
할 프로젝트 진척율을 강조하곤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업계시각은 냉담했다. 『어떤 기준에
서 진척율이 나왔는지 궁금할 뿐 아니라 진척율을 계산
하는 능력 또한 높이 살만하다』며 강도 높게 꼬집었
다. 모든 일을 짜맞추기식 실적으로 평가하려는 관의
전시행정 생리와 실질적이고 체감에서 오는 실적을 우
선하는 업계의 시각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데서부터 관주
도의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
다.
한 섬유단체장은 『대구시가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 책임을 지겠다했지만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있는
당사만 하겠느냐』며 『할려면 모든 섬유인이 공감하도
록 하고 아니면 아예 민간기구로 추진주체를 넘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인과 단체·업계의 공감대를 형성치 못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대목이다.
모든 일에는 참여당사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
이 기본이지만 대구시나 단체들은 이를 소홀히 하고 있
다. 공감대 없는 사업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추진에 맡
길 수밖에 없다.
일방적 추진은 그만큼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고 대구
섬유산지는 더 이상 시행착오를 범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영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