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복만 품질 떨어지나?” 패션으로 번지는 젠더갈등
“왜 여성복만 품질 떨어지나?” 패션으로 번지는 젠더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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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 남녀아옷 비교사진 SNS에서 갑론을박
옷 완성도 문제 둘러싸고 남녀간 젠더이슈 확산
#애들 옷을 사려고 SPA 브랜드 ‘탑텐’ 매장을 방문했던 한 소비자는 남녀아동복 품질 차이에 놀라 트위터에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반팔티셔츠 중 여아옷은 비치는 얇은 소재에 봉제가 성글은 반면, 남아옷은 목 부분이 튿어지지 않게 두 번 꿰매고, 목 안 쪽에는 부자재를 덧대 꼼꼼하게 실을 박았다. 가격은 동일한 1만 2900원인데, 여아옷 목부분을 둘러싼 시보리는 말려 올라갔다. 소비자들은 이 사진을 보고 “SPA 브랜드는 남성복만 사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탑텐 키즈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여아복(왼쪽)과 남아복. 두 제품은 가격은 같은데(2만5900원) 목 부분의 마감 처리가 달라 보인다. 유사한 사진이 온라인에 배포되면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여성복이 더 비싼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SPA 브랜드 ‘탑텐’의 남여아 옷 비교 사진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옷 완성도 문제를 둘러싸고 남녀간 젠더 이슈가 패션상품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잇다. 그 와중에 탑텐 남여아옷 비교사진이 SNS를 통해 유포되면서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는 사진을 보면 남아용 옷은 봉제처리가 꼼꼼해 튼튼한 반면 여아용 옷은 가장자리를 마무리하는 오버로크 기법으로 간단히 처리됐다. 소비자들은 비교사진을 보며 “같은 가격에 다른 품질의 상품을 판다는 해당 주장처럼 (내가 보기에도) 여아 옷이 마감 처리도 제대로 안돼 있을뿐더러 옷 두께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밑에는 “탑텐도 그렇고 지오다노도 그렇고 스파오도 그렇다. 스파(SPA)브랜드 알바하면서 알게 됐다”는 댓글이 달렸다. 해당 사진에는 약 13,500건의 리트윗과 2,968개 좋아요, 1,249개 인용 트윗이 달렸다. 탑텐 측은 이에 대해 “젠더갈등으로 보지 않는다”며 “기획 단계에서 성별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트렌드를 반영해 여아상품은 보트넥, 남아상품은 크루넥으로 디자인했다. 보트넥은 루즈핏 연출과 편한 착용감을 위해 (목라인에) 원단을 덧대지 않았고, 크루넥은 목라인에 덧대는 원단 폭이 넓어 스판덱스가 포함된 원단을 쓴다”고 답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해당 기업의 해명과는 다르게 성별에 따라 옷 품질에 차이가 난다며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생산방식과 소비자 구매행태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태 한국봉제협회장은 “봉제공장 급여제도 변화와 성별 소비특성 차이에 따른 변화”라며 “품질 차이는 10년동안 서서히 벌어졌다”고 말했다. 우선 짚어볼 대목은 성별 소비특성이다. 통상적으로 소비량이 많은 상품은 경쟁이 치열해져 품질은 좋으면서 가격은 싸지는 경향을 띤다. 그러나 패션시장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남성복은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견고함이 중시되면서 내구성과 품질 위주 시장이 형성된 반면,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복은 품질보다는 디자인에 더 역점을 두는 쪽으로 변화해 왔다. 이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은 바로 옷 형태를 유지하는 원부자재와 봉제 횟수다. 여성복에 사용하는 부자재는 남성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적다. 원단도 비교적 저렴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제횟수 또한 달랐다. 이 회장은 “같은 바지여도 남성복 바지는 봉제과정이 5~6번인 반면, 여성복은 2~3번에 그친다”고 말했다. 의류는 봉제횟수가 늘어날수록 옷 형태가 오랫동안 흐트러지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 또다른 원인은 봉제공장 생산 방식의 변화다. 10여년 전부터 보수지급 방식이 월급제에서 장당 가격을 책정하는 식으로 바뀌면서 전체적으로 품질 저하 현상이 일어났다. 하루에 얼마나 많은 옷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벌이에 큰 차이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과거 수십년간 변하지 않은 봉제 공임 탓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봉제 업계 관계자는 “물가를 포함한 사회적 비용은 크게 증가했는데 과거 수십 년 전 공임으로 옷을 만들자니 전반적으로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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