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방식 도입에 초기 6억원 투입
기마그룹을 이끄는 서찬석 대표는 실제 가죽질감과 내구성에 가까운 가죽을 개발하기 위해 재작년부터 밤낮으로 개발에 몰두했다. 가방 업체들은 버려지는 가죽을 재활용해 새 동물가죽의 터치감을 구현해내기를 원했고, 서 대표는 12명 직원과 손발을 맞춰 요청에 맞는 친환경가죽을 생산해내고 있다.
기마그룹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 조금이라도 환경부담을 줄일 방법을 고안한다. 이런 기마그룹의 노력에 유럽 유명 가방브랜드들은 앞다퉈 샘플을 요청했고, 일부 국내외 브랜드는 가을겨울용 가방 가죽을 정식 발주를 신청했다.
가방을 사는 사람들이 친환경 이슈에 관심을 두면서 비건가죽에 대한 수요는 3년전부터 서서히 늘어나는 중이다. 비건가죽가방이라는 점을 앞세운 브랜드도 생겨났지만, 낮은 가죽품질에다 실제로 환경부담을 줄이지 못한다는 논란까지 생겨나고 있다. 동물피혁이 아니라는 이유로 오히려 환경에 부담을 주는 PVC(플라스틱 폴리머)나 신세틱레더(synthetic leather)까지 비건가죽으로 분류되는 실정이다.
기마그룹은 비건가죽에서 나아가 친환경 가죽생산을 지향한다. 재활용 PET 원사로 만든 원단 위에 버려지는 가죽가루를 덧입히거나(리사이클 가죽) 가방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가죽을 잘게 쪼개 원단 위에 붙이는(업사이클 가죽) 방식이다.
기마그룹 서찬석 대표는 스프리트(스플릿, 윗면을 깎음) 가죽 윗면에 폴리우레탄을 코팅하는 기술연구에 매달린다. 실제 가죽질감과 내구성에 가까운 가죽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1년간 매일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서 대표는 나이키에서 일하며 PU코팅 기술을 연구했다. 당시 인체에 안전한 가죽과 패션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했고, 코로나19 이후 직접 친환경 가죽을 생산해내기에 이르렀다.
스프리트 PU 코팅 기술 전문가인 서 대표는 가죽을 전공한 한미진 부대표와 손잡고 친환경 가죽을 생산한다. 서 대표는 스프리트(스플릿, 윗면을 깎음) 가죽 윗면에 폴리우레탄을 코팅하는 기술연구에만 하루종일 매달린다. 직원들은 서 대표가 개발하는 기술이 좀 더 효율적으로 생산되게끔 합을 맞추고, 공정에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게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함께 모여 분석한다. 한 부대표는 생산된 가죽을 보고 보완하고 개선할 점을 정리해, 동물피혁을 대체할 품질을 갖추도록 관리한다.
기마그룹은 친환경을 위해 마무리 공정도 유기용제(솔벤트)가 아닌 수용성용제(워터베이스)를 쓴다. 신너(thinner)와 같은 유기용제는 수용성용제보다 마르는 시간이 훨씬 빠르다. 서 대표가 측정한 결과, 유기용제를 쓰면 1분당 20m 가죽이 건조되는데 비해 수용성용제는 3m도 채 건조되지 않는다. 수용성용제는 가죽 생산 속도 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서 대표와 직원들은 효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유기용제와 수용성용제를 하나의 공정에서 생산해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서 대표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생산속도가 더디더라도 기술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마그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기술을 개발할수록 조금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현재 재활용 가죽은 시장에서 막 주목받기 시작해 주문량이 적다. 생산량에 비해 투자비용이 큰 작업이다.
서 대표는 재활용가죽 생산을 위해서만 투자하려면 초기투자비용만 3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책정했다. 현재 기마그룹의 스프리트 가죽 생산라인에 친환경 가죽 방식을 더하는 데만 6억원을 썼다. 서 대표는 “사람들이 ‘기마그룹은 그 품질을 완성해내던데?’라는 인식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끊임없이 공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