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 쏘 구찌(It’s so Gucci)’라는 패션 신조어가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구찌스럽다는 뜻에서 파생돼 ‘쿨하다’, ‘멋있다’는 의미다. 2015년 이후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등장하며 젊고 힙한 브랜드로 성장한 구찌의 위상을 보여주는 단어다.
지난 달 개봉한 ‘하우스 오브 구찌’는 구찌 창립가 일가의 흥망사를 다룬 영화다. 마우리치오 구찌와 파트리치아 레지아니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구찌 가문 이야기는 ‘죽여서라도 갖고 싶은 구찌’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1995년 마우리치오의 아내였던 파트리치아 레지아니가 이혼 요구를 당해 구찌 이름을 갖지 못하자 결국 남편을 청부 살인해서라도 그 이름을 가지려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톰 포드가 만들어낸 섹시하고 화려한 구찌의 런웨이까지 더해져 스토리는 물론 비쥬얼로도 관객을 사로잡는다.
구찌의 창립자는 런던 사보이 호텔 벨보이 출신 디자이너다. 그는 호텔 상류층 이용 고객들의 고급 제품을 접하고 고향에 돌아와 가죽 기술을 익혀 마흔 살에 첫 매장을 열었다. 또, 처음에는 승마 제품을 만들다가 아들 알도 구찌가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창립주의 손자인 마우리치오 구찌가 가업을 지키지 못하고 경영에서 물러서게 되면서 톰 포드가 다시 한 번 기울던 구찌를 회생시킨다. 이후 2015년 파산 직전까지 몰리며 모조품이 넘쳐나는 고루한 명품이었던 구찌가 2022년에는 2030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구찌의 역동적인 흥망사를 보면 멋지고 쿨한 의미의 다음 패션 신조어가 될 브랜드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