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과 매스프로덕트에 반기 든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
패스트패션과 매스프로덕트에 반기 든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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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희석, 가격 출혈경쟁 캐주얼 시장 피로감 타파  
‘소통·가치·브랜딩’ 집중, 명확한 방향성 전달 브랜드로

최근 인스타그램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온라인 패션 브랜드가 등장했다. 지난 3월27일 첫 런칭 해 2달 남짓 만에 1만8000여명의 팔로워로 팬덤을 구축해가고 있는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the.identity.project.lab)’다. 

채도 높은 그린 컬러는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를 상징하는 시그니처다. 인스타그램 오피셜 계정에는 “패스트패션과 매스 프로덕트에 대한 반감을 표현합니다”라는 문구와 피드마다 새겨진 ‘소통의 장’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띈다. 매일 올라오는 피드에는 디자인을 구상하거나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 브랜드에 대한 고뇌, 브랜딩과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스토리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Q&A를 통해 수시로 고객과 브랜드에 관한 소소한 질문부터 아이템에 대한 피드백을 소통하며 상품 제작에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얼마 전 오직 1장 뿐 인 브랜드 할인쿠폰은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특별한 스티커’ 찾기 이벤트로 가로수길 공영주차장 어딘가에서 획득하는 고객 참여로 단 20분 만에 종료됐다.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의 총괄 디렉터이자 경영자 정규훈 대표는 지난 굴지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 10여년 간 온라인 브랜드를 운영했다. 이커머스의 급부상으로 과열된 시장에서 가격 출혈 경쟁과 치열한 자리다툼이 불가피한 생태계 구조에서 피로감을 느끼며 오랫동안 운영했던 브랜드를 돌연 정리하고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를 런칭하게 됐다.  

정 대표는 “기존에 하던 방식과 모두 반대로 한다는 생각으로 신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는 꼭 패션이 아니어도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모든 분야와의 아티스트들과 융합되길 희망한다. 브랜드 자체로 힘을 가질 수 있는, 차별성 있는 자발적 독립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또 “비슷한 가치관,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의 팬이 된다. 장르를 불문하고 균형감 있는 융합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자유로운 힙 스타일을 추구하는 안무가 김유림, 아티스트 비터스위트 등의 작품 활동이 협업 영상으로 업로드 된다. 브랜드의 자발적인 크리에이터들과의 활발한 협업으로 단단한 브랜딩을 만들어가고 있다. 많은 스타일 수나 원가를 낮춘 대량 생산은 지양한다. 각각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진 캐주얼 시장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압축된 스타일을 선별해 선보인다. 가을부터는 우먼라인이 신설된다.

희소성 있는 원단을 찾다보니 일본, 이탈리아, 터키 등 해외원단 비중이 높아졌다. 한정된 원단 수급으로 리미티드 아이템이 많다. 셔츠 하나에도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전달 할 수 있는 스토리와 정성을 담다보니 한번 구매한 고객들은 90%이상 팬이 되고 재구매가 이루어진다. 

정 대표는 “브랜딩의 정석이라는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닌데 타 브랜드와 생존을 다퉈야하는 운동장에서 막상 지키는 것이 어렵다.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롱텀을 두고 가치 있게 보존될 수 있는 의복에 대한 연구와 차별화된 컨텐츠를 꾸준히 제작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의류 브랜드에 대한 인식 변화와 패션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징적인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마케팅 활동은 작품의 기록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전달한다.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고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딩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아이덴티티프로젝트는 자사몰과 시즌 이벤트 팝업 스토어를 통해 고객 접점을 만들고 있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는 현재 입점 계획이 없다. 해외배송이 늘어나면서 결제 및 배송 대행이 가능한 일본 sixty-persent에 입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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