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한 크리에이티브로 취향 소비 고객 흡수하라
-지난 3년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삶의 변화가 산업을 바꾸고 있다. 산업 변화보다 삶의 변화를 봐야한다. 삶의 방식에 기업들이 따라가야 한다. 사람들은 지난 3년 동안 관계 정의와 관계를 재정의하기 위한 기법의 효용성, 적용의 어려움을 겪었다.
사무실에 출근을 안 해도 일이 됐고, 직장과 집간 거리가 멀어도 업무에 지장이 없었다. 일하는 방식을 유동화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일하는 게 용납이 안 됐지만 지난 3년 사이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 일하는 방식, 사람들의 교류에서 정통적 방법이 아닌 것들이 가능하게 된 것을 알게 됐다. 필드 테스트를 해본 것이다. 이처럼 삶의 방식이 변화하면서 산업이 따라 변화했다.
또 다른 흥미로운 변화는 이념적 소비 형태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건 레더, 서스테이너블, 가죽 옷의 재평가와 더 나아가 생산과정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여부, 업사이클링 등 이것들을 설파했던 브랜드가 더 많이 각광받고 있다. 즉 공존과 나의 철학이 반영된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셀프 익스프레셔니즘(Self Expressionism)’ 즉, 자기 표현주의 시대로 봤다. 표현주의 시대에서 의미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내가 구매하는 것은 내 취향의 발로이고, 소비하는 콘텐츠는 지적인 형태의 기호에 대한 것이다. 나의 연결성에 기반한 네트워크는 사람들과 유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을 합쳐서 보여주는 것이 인스타그램이다. 입은 옷, 보는 영화, 바로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다. 팔로우 한 것을 보면 개인의 선호 여부를 알 수 있다. 선호 브랜드까지 연결된다. 선택적 소비가 증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는 옷감이 좋다. 옷 매듭새가 좋다였다면 지금은 사회적 기여, 철학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파타고니아가 회자되는 것은 우리의 참여 공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산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현상은 ‘깊은 고객 경험’이다. 요즘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직구, 구매대행 등이 있어 상품을 쉽게 산다. 심지어 더 싸고 편하게 살 수 있다. 사람들이 보고 듣는 것이 달라지면서 기업들은 팝업스토어, 플래그십스토어, 콘텐츠 전시 등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뉴발란스는 고객에게 1인 구매 가능한 제품 수를 두 컬레로 제한했다. 브랜드 정신을 보여주는 ‘리테일 미디어’ 역할을 했다. 이처럼 리테일이 판매 창구가 아니라 브랜드(기업)의 생각을 전달하는 문화창구로 쓰이고 있다. 콘텐츠 기반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졌다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는 브랜드 유용 사례를 보여준다. 대기업이든 스타트업 브랜드 구분없이 성수, 합정, 제주 등에 플래그십스토어 등을 만들어 브랜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때에 따라 아트전시를 비롯해 파인아트 작가와 콜라보레이션, F&B 등으로 확장된 프로젝트를 보여준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는 작년 매장 일부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단장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미식 경험을 선보였다. 구찌의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디올 카페’ 등이다. 사람들이 상품을 보고 구매하는 시간은 불과 몇 분이지만, 커피를 마시고 식사를 하면 30분에서 두 시간까지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불가리호텔을 가는 고객은 24시간 넘게 그 회사 정신을 경험하고 이해하게 된다. 더 큰 애호가 만들어진다.”
-내년 3고 현상이 온다. 어떻게 접근해야하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에서 소비자 삶의 방식을 봐야 한다. 경기가 위축되면, 소비와 선택에 우선 순위를 둘 수 밖에 없다.
3년~5년 그 이상의 데이터를 보면, ‘취향 소비’가 명확히 늘고 있다. 예전에는 졸업 후 취직과 근무를 위해 정장을 구매했다. 지금은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고객마다 다르게 구매한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와 디자이너 제품을 산다.
내가 좋아하는 애호를 기반으로 상품을 산다. 애호가 선명해졌고 이는 글로벌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싼 브랜드가 아니라 의미있는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조명받기도 한다. 디자이너 철학을 좋아하며 팬텀이 생긴다. 처음 들어본 브랜드가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직구, 병행수입 등으로 생태계가 다채로졌고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적은 물량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명품, 준명품 등으로 분류했지만, 요즘은 크리에이티브가 존중받고 각광받는다. 팬덤이 존재하는 부티크 브랜드가 조명받기도 한다. 이 같은 소비 형태가 더 나아가면 크리에이티브의 고유성, 아티스트에 대한 오마주가 생긴다.”
-국내 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들 활동이 커지고 있다.
“’젠틀몬스터‘, ’아더에러, ‘우영미’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화되고 있다. 인식과 인증이 확장되는 출발점에 있다. 물론 이전보다 경쟁력 치열해졌다. 스타일이 있는 곳에 그만큼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고객들이 존재한다. 로컬브랜드의 확장에 대해서도 더 큰 희망을 가지고 있다.
기존 산업계의 강자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지만, 유니크함을 주장한다면 잘 될 것이다. 핸드백의 경우 로컬 브랜드가 확장됐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구매가 늘었다.”
-올해 주목해야하는 세대가 있다면.
“세대를 구분하는 것은 3자의 그루핑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내 취향에 나다움을 추구하는 만큼 100인 100색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이 고도화되면서 감각이 다채로워지고, 선택 폭이 넓어졌다. 소비자들이 다채로움을 수용하는 만큼 기업들은 유연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생산,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본연에 대한 것을 전달하고 그것을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게 준비해야한다. 아주 싸게 저렴하게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기업(브랜드)이 생산에 품을 들이면서, 소비자에게 그 만큼의 가치를 요구하면 된다. 또 기업들은 글로벌에 집중해야한다. 지역적 경쟁력을 확장해 전세계 작업(판매)이 이뤄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