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43) 챗GPT는 섬유패션을 얼마나 알까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43) 챗GPT는 섬유패션을 얼마나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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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가장 찾기 까다로운 지식과 정보가 섬유와 원단에 관한 것이다. 아무리 검색해도 유효한 결과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렵게 찾아내도 엉터리가 난무하기 때문에 마치 지뢰밭을 걷는 것처럼 불안하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 ‘챗GPT(ChatGPT)’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Hell No! 나는 인공지능이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섬유와 원단에서는 그렇다. 내가 옳다면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인류의 마지막 직업이 패션업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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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산업이 대체 불가한 첨단기술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된 지식과 데이터가 너무 빈약한데다 부정확한 정보와 오류로 뒤범벅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천하의 AI라고 한들 점진적인 학습을 통한 지식축적이 쉽지 않을 것이다.  챗GPT에게 몇 가지 쉬운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 결과, AI의 지식은 지극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그들이 홈페이지에서 경고하는 것처럼 오류나 실책이 가끔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각종 오류와 실수로 점철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겉보기에는 매끄러워 보이는 답을 내놓지만 대부분 엉터리였다. 실수와 과실, 착오와 혼란, 오판으로 뒤범벅 된 방대한 무지의 정글을 해치고 우리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직접 AI에게 던진, 전공자 학생들도 다 아는 초보적인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소개한다. 미국의 사법시험을 통과했다는 인공지능이 자신의 정보를 총동원하여 답한 실력이 이 정도 수준이다
PFCs는 발암성을 우려해 유럽에서 사용금지된 불소화합물로 된 발수제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추세를 따르는 브랜드가 많다.

다음 표물은 이에 대해 챗GPT와 나눈 문답이다. 
아연실색하게도 붉은 글씨로 표시한 곳이 틀린 부분이다. 거의 전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폴리클로라이드 피링’ 이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정체불명의 물질로 답하더니 그것이 불소화합물이라는 내 면박에 다음 결과에서 급히 수정하지만 오류는 계속된다. PFCs가 수분, 오일, 미세먼지를 흡수한다? 정반대이다. 수분을 밀어내는 것이 발수제의 기능이다. 오일이나 미세먼지 흡수는 터무니없고 그런 기능이 있다고 해도 의류에 도움되는 것도 아니다. 원단의 방수 및 방부성을 개선한다고 되어있는 것도 터무니없다. 발수는 방수를 개선하기 위한 기능도 아니고 썩는 것을 막는 방부기능은 더더욱 아니다. 이를 통해 원단이 쉽게 썩는 물건이라는 크게 잘못된 생각을 AI가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불소 발수제는 환경이 아니라 발암성 때문에 금지된다. 즉, 건강 문제이다. 건강은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범주에는 들어가지만 환경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 다만 환경처럼 서스테이너빌리티의 한 종목일 뿐이다. 불소 발수제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다.  계속되는 오답 지적에 묻지도 않은 발수제의 용도를 얘기하며 의류, 테니스복, 운동복에 사용된다고 답하지만 기껏해야 불필요한 오류를 더했을 뿐이다. 테니스복이나 운동복에는 발수제를 쓰지 않는다. 오히려 금기되는 기능이다. 그것이 땀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원단에 내수성이라는 물에 견디는 물성이 있기는 하지만 의류에는 해당 없다. 수영복조차도 내수성은 불필요하다. 더구나 내열성과 발수제는 아무 관련성이 없다. 발암성이라는 나의 지적 때문에 마지못해 생명체에 유해하다는 답을 덧붙이지만 여전히 환경에 문제라는 엉뚱한 답을 고수하고 있다. 환경과 서스테이너빌리티의 개념 차이조차 모르는 것이다.  AI는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뻔뻔스러움도 갖추었다. 생각 없이 떠오르는 대로 내뱉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터리 답을 너무 매끄럽고 진지하게 내놓아서 모르는 사람들이 속기 알맞다. 추가로 우리 학교 의상학과 학생들에게 실시한 기말고사 문제를 AI에 똑같이 치르게 한 결과는 D-로 그런 점수를 받은 학생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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