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이 공개됐다. 산업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스코프(Scope)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화 여부는 일단 보류됐다. 공시 의무화는 기후분야부터 추진되며,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간 의견조회기간을 가진 후 이르면 9월 최종기준을 발표할 전망이다.

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지난 30일 정례회의에서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공개초안을 의결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6년 이후부터 국내 상장사들은 경영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공시해야 한다. 기후 관련 사안은 기업의 재무 보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또한 다른 지속가능성 관련 주제들보다 정량화가 용이하여 기업의 공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한편 이번 공개초안에는 스코프 3 공시의무화 여부와 시기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범위가 가장 넓은 스코프 3의 공시의무화는 기업 부담에 직결되는 만큼 그간 산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왔다. 초안에서 보류된 스코프 3 관련 사항은 최종기준 단계에서 결정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공시기준 초안은 기업이 육아 친화 경영, 산업안전, 인권 경영, 장애인 고용 등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있는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선택해 공시할 수 있도록 했다. 

ESG 공시 의무화 시기와 대상 기업 범위는 추후 금융위원회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KSSB는 공개한 초안을 바탕으로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간 기업과 회계법인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기준에 대한 상세한 이해를 돕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오는 5월 KAI포럼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아웃리치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민은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