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시장도 양극화…발렌시아가·베르사체·지방시 등 중국서 반값떨이 나서
럭셔리 시장도 양극화…발렌시아가·베르사체·지방시 등 중국서 반값떨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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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이커머스 제한했던 에루샤는 비교적 안정세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전례 없는 할인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감수할 만큼 재고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발렌시아가 등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대규모 할인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민은주 기자
발렌시아가 등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대규모 할인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민은주 기자

블룸버그통신, 포춘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발렌시아가, 베르사체, 지방시 등 유명 명품업체들이 올 1분기부터 중국에서 30~50%에 달하는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6월부터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티몰에서는 발렌시아가 핸드백 아워글래스 베이지색 악어무늬 제품을 35% 할인된 1947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브랜드의 글로벌 공식 웹사이트와 파페치를 포함한 주요 럭셔리 플랫폼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이다.

외신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럭셔리 대기업 케어링이 보유한 발렌시아가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티몰에서 평균 40%의 할인을 실시했고, 1월부터 4월까지 할인 제품 수를 두 배 이상 늘려 재고의 10% 이상을 특가로 판매했다. 지난해 발렌시아가는 1월 한 달만 평균 30% 수준의 할인을 진행했고 2022년 초 4개월 동안은 가격 인하를 전혀 하지 않았다.

다른 브랜드 여럿도 중국에서 대규모 할인에 나섰다. 카프리 홀딩스의 베르사체, LVMH의 지방시, 버버리 그룹은 모두 6월 티몰과 기타 중국과 자국 플랫폼에서 절반 이상 가격을 인하했다. 베르사체의 평균 할인율은 2023년 초 약 40%에서 2024년 50% 이상으로 급등했고, 베르사체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는 전년대비 올해 더 오랜 기간 동안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할인제품 수 역시 2023년에는 단 몇 개에서 올해는 수백 개로 급증했다.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가 핵심인 명품업체들이 이커머스를 통해 대대적인 재고 정리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쟈크 로이젠(Jacques Roizen) 디지털 럭셔리 그룹 중국 컨설팅 전무이사는 “매우 놀랍고 솔직히 걱정스러운 지점은 이러한 할인이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비자 접점인 티몰에서 제공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마치 뉴욕 5번가나 파리 샹젤리제에서 공개 세일을 개최하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의 수요 위축은 이미 럭셔리 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명품 브랜드들의 중국 의존도는 수년간 계속 높아졌지만 불황에 직면한 중국 중산층들은 점점 더 소비를 줄이는 추세다. 티몰의 높은 반품률 역시 브랜드들의 큰 부담요소다. 케어링은 지난 4월 중국 내 구찌 판매 부진으로 인해 상반기 이익이 최대 45%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버버리의 주가는 중국과 미국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절반 이상 하락했다.

이번 가격인하와 관련해 케어링, 카프리, LVMH, 버버리는 논평을 거부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이커머스 노출과 할인행사를 제한하고 자산 가치가 높은 고객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뒀던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은 최근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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