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한 매장 현지 고객 서비스 질 낮아져 구매욕 저하 문제제기도
거의 40년 만에 최저 수준인 엔화 약세로 럭셔리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파격적인 매출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달러·유로화 대비 두드러진 엔화 하락으로 의해 지난 몇 달 간 일본은 기록적인 관광객 증가를 보였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23년 관광객 수는 2022년 대비 6배나 급증했고, 지출 규모는 5.3조 엔에 달해 2019년 기록인 4.8조 엔을 넘어섰다.
럭셔리사이트는 “일본의 면세 가격은 지난해 6월 중국보다 18% 낮았으며 올해는 24%까지 떨어졌고, 일부 브랜드의 가격은 27% 폭락했다”면서 “이제 가격 면에서 일본은 프랑스보다 사치품 구매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24년 1분기 주요 럭셔리 브랜드는 대부분 일본에서 예외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LVMH 매출은 32%나 급증했고, 에르메스는 25%, 프라다는 29%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케링의 일본 소매 매출은 16% 증가했다. 특히 1분기 글로벌 매출 8%, 소매 매출 4% 감소를 기록한 생 로랑은 일본에서 34%의 매출증가를 보였고, 전 세계에서 부진이 두드러졌던 구찌도 일본 매출은 7% 늘었다. 발렌시아가를 포함한 기타 브랜드의 직접판매는 40%나 증가했다.
컨설팅기업 베인 앤 컴퍼니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으로 유입되는 관광객 수는 2019년 대비 10~15% 증가했다. 이는 중국, 홍콩, 한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기존에 주류였던 아시아 여행객에 미국, 유럽 등 새로운 국적의 관광객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여행지는 물론 고가의 사치품 시장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베인 앤 컴퍼니는 “과밀한 매장은 현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낮추고 구매욕을 저하시킨다”며 럭셔리 브랜드에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의 잠재적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한 엔화 강세와 관광객 유입 감소 등 변화된 상황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지 구매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현지 통화 변화에 따른 적절한 가격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