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여름이 이제 물러갔나 싶었지만 아직도 한 낮 햇빛은 맹위를 떨친다. 10월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양산이다. 하지만 모든 양산이 다 같지는 않다. 일단 어떤 색이 가장 좋을까? 검은색일까 흰색일까? 요즘 사람들은 예전의 파스텔 톤 양산보다 검은색 우산을 쓰는 경우가 많다. 과연 검은색이 더 효과적일까? 또 어떤 공공 정보에는 실크가 가장 좋다고 한다. 어떤 소재로 된 양산이 가장 효과적일까?
자외선과 적외선
먼저 햇빛의 뜨거운 성분은 적외선이므로 당장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적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요즘 많이 보이는 네거리의 대형 양산은 주로 이 용도이다. 하지만 아무리 뜨겁다 한들 피부를 검게 태우거나 주름지게 만드는 것은 자외선이고 ‘적외선 차단제’ 라는 것이 없는 것을 보면 우리의 주된 관심사는 자외선일 것이다.
자외선 A, B, C
자외선은 적외선이나 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더 큰 빛이다. A, B, C 3종류가 있으며 그 중 파장이 가장 짧아 인체에 유해한 UVC는 대부분 대기를 통과할 수 없으므로 지상까지 도달하여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A와 B만 관심가지면 된다. 둘 중 파장이 더 짧은(즉 에너지가 더 큰) UVB는 피부의 최 외곽인 표피에 영향을 미쳐 태닝Tanning 또는 피부 화상을 일으키고 A는 에너지가 약한 대신 진피까지 침투하여 장기적으로는 주름 형성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DNA의 변형을 유발하여 피부암의 요인이 된다.
각 자외선이 미치는범위 대기-표피-진피층
UVB는 UVA보다 파장이 짧아 피부에 데미지를 더 크게 입히지만 대기 중에 흡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제로 피부까지 도달하는 양은 UVA가 더 많고 즉시 위해가 보이지 않아 방심하기 쉬우므로 UVA를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UVB는 여름날 12시를 전후한 4시간동안 가장 많이 발생한다. 즉, 그림자가 키보다 더 작은 시간에 절반 이상의 UVB가 내리쬔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름을 기준으로 적도부근의 UVB가 북유럽보다 2-3배 더 많다. 특히 고도가 높은 지역은 대기의 자외선 흡수가 줄어들고 더 짧은 파장의 자외선이 지표면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 더 많은 자외선의 위험에 노출된다.
산란 자외선
우리가 생각하는 자외선은 대개 직사 자외선이지만 다른 물체에 먼저 부딪혀 반사되는 산란 자외선도 있다. 특히 자외선은 산란이 잘 일어나므로 인체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을 크게 증가시킨다. 하늘 위가 아닌 지상으로부터도 자외선이 입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양산은 산란 자외선에 무방비이다.
자외선 차단지수
UPF와 SPF가 있는데 SPF는 UVA만 다루고 A와 B, 둘 모두에 대한 측정의 결과값은 UPF 지수이다. UPF 지수가 2라면 자외선을 1/2 즉, 절반 통과시킨다는 의미이다. 10이라면 1/10만큼 통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즉, 90%의 자외선을 차단한다. UPF가 20이면 UPF10보다 2배만큼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1/20의 자외선을 통과시킨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경우의 차단율은 95%이므로 단 5% 차이다. UPF가 100이라도 99%라는 뜻이다. 결국 자외선을 100% 차단하는 지수는 없다.
검은색? 흰색?
진한 색 원단일수록 빛을 더 잘 차단한다. 그 이유는 원단 염색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염료가 빛을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염료의 정의는 발색단 분자로 구성되어 있는, 가시광선을 잘 흡수하는 분자이다. 그런데 발색단 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자외선도 대개는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어두운 색은 가시광선을 많이 흡수한다는 의미이므로 적외선 자외선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다만 어두운 색 원단에 연한 색보다 더 많은 염료 즉, 더 많은 발색단 분자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적외선이나 자외선 차단에 유리하다는 말이다. 우리 상식으로 빛을 잘 반사하는 흰색이 양산에 더 좋은 색이라고 생각하고 대부분 양산의 색도 그렇지만 이는 완전한 오류이다. 검은색이 적외선이든 자외선이든 햇빛 차단 목적에는 가장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