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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화점 유명브랜드 매장에서는 급증하는 반품상품
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한다.
인기 영트랜드 캐주얼부문의 신상품 출하기간 동안 이
런 현상은 더욱 현저하여, 심하면 아침에 판매한 상품
이 저녁에 이유없이 반품으로 들어오는 현상이 비일비
재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몇일후면 잘나가는 재래시장 패
션몰에서 어김없이 그 디자인이 트레이드 오프되어 불
티나게 팔려나가는 기현상이다.
그렇다면, 매장에서 팔려나갔던 상품은 소위 카피를 위
한 샘플상품이였던 셈이다.
노련한 판매원은 그 손님이 실수요자인지, 카피를 위해
옷을 샘플로 가져가 보는 사람인지 한눈에 가려 낼 수
는 있다지만, 단지 느낌만으로 판매거부나 반품거부를
한다면 당장에 백화점 고객 서비스 불만에 걸려버리기
때문에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이 이 황당한 고객횡포
(?)를 감수해야 한다고 울상이다.
백조로 분한 까마귀
주지하다시피 24시간 풀타임 가동, 도소매를 병행하는
이들 재래시장내 전문점은 무엇보다도 현재 유행하는
상품이나 소비자들이 입어보고 싶은 옷을 부담없는 가
격대에 제공하는 기동력등으로 주머니가 가볍고 알뜰구
매를 원하는 패션리더들에게 대대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들어 백화점 조닝 구성에도 변화를 가져올
만큼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 전문점의 성장의 조건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항은 암암리에 횡행하
고 있는 기본 상도덕의 문제.
그중 카피상품의 예를들면, 가방류를 비롯한 해외브랜
드 상품들이 오리지널 상품과 내장재까지 거의 구분할
수 없을만큼의 완벽한 모양세를 갖추고 10배가까이 낮
은 가격대에 음성적으로 팔려나가고 있는 현실을 들 수
있다.
실지로 한 가방매장 판매원이 「백화점에서 진짜를 구
입했던 손님이 이걸보고 너무 깜짝 놀라하더라」는 말
과 함께 매대 깊숙한 곳에서 꺼내 보여준 이미테이션
가방은 정말 눈을 의심했을만큼 완벽했다.
예고된 시나리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위조상품에 의한 피해는 메
이커나 소비자 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소매 현장이야 말로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
다.
매일 눈만뜨면 누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사입
하고 판매해야 한다는 가격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소매
점 입장에서 카피상품의 제조나 사입은 목마른 사막에
서 발견한 물과 같은 것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상품에 대한 보증이 빈약하고,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위조 상품을 오리지널 상품인줄 알고 도입
했다면, 싼게 비지떡이였다는 리스크는 물론, 어느날 느
닷없이 날아올 변화사의 내용증명, 즉 상표권 시비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맘먹고 카피상품을 제조하고 판매한 경
우라면, 억울할 것도 없겠지만, 오리지널 상품인줄 알고
팔아온 사람들이라면, 이런 일련의 사건은 그야말로 청
천벽력과 같은 일이다.
물론, 유명 브랜드 메이커와 정규 대리점들은 이들을
위법 상품의 적발을 위해 거래업자들에 대해 위조 상품
매뉴얼등을 배포하며,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하지만, 식
별방법이 공개되면, 다시 그것을 악용하는 악덕업자가
있다는 이유로 일체 정보를 올리지 않은채 재판소로 직
행하려는 메이커도 있으므로 더더욱 그렇다.
생산기지 자격박탈의 이유
이외는 별도로 이런 카피의 범람은 외국브랜드의 국내
생산기지를 다른나라로 옮겨버리기도 한다.
일본의 섹시계 캐주얼 트랜드 메이커 「시부야 109」도
최근 한국의 카피기술에 두손과 발을 들고, 생산기지를
중국과 일본 국내로 이전해버리는 일이 있었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트랜드 상품을 소로트로 단 하루밤
사이에라도 제품화할 수 있다는 기술력이 최근 들어서
카피 상품에 응용되기 시작하면서, 장래에 불안을 느끼
기 시작한 외국인들이 드디어 한국과의 제휴에서 손을
떼어버리는 극단의 조치를 강구한것이다.
이보다 더 빨리 한국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은 시부야
109이외에 전국에서 인기 절정을 누리고 있는 SPA
「코코루루」.
이들 메이커들은 현지 일본에서 트랜드제품을 대히트
시키고 있는 업체로 그 화제성으로 인해 위조상품범람
에 노출되어 있는데다 기획과 패턴의 유출을 피할 수
없는 한국내의 생산은 재고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패션의류업계는 기술력에 비해
경영자들의 전문점 추구도가 약하다는 것 이외에 편집
력 부족, 타겟의 미설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컨셉유지력
이 없는 점을 든다.
게다가 이것은 국내 패션의류업체가 전체 트랜드 제안
력을 갖춘 리더쉽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물결을 만들어
가?